[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서울 송파구의 한 놀이공원에서 교복을 입은 여성만 노려 불법 촬영을 하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8일 유튜버 '감빵인도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놀이공원 지도를 이런 용도로 쓰네. 그런 용도로 쓰라고 만든 거 아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 베이지색 반바지 차림에 베낭을 멘 남성 A씨가 교복을 입고 벤치에 앉아 있는 여성들 옆에서 놀이공원 지도를 보는 척하면서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가방끈을 잡는 척하면서 휴대전화의 후면 렌즈가 여성들의 하체 쪽으로 향하도록 방향을 전환한 뒤 자세를 바꿔가며 다양한 각도에서 여성들을 불법 촬영했다.

이를 목격한 유튜버가 A씨에게 다가가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하자, A씨는 "(불법 촬영) 안 했다. 정말 안 찍었다"며 발뺌하더니 되레 "그쪽도 (불법 촬영물) 찍은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유튜버가 "증거 영상을 찍었다"며 "여성청소년과 수사관에게 보낼 것"이라고 하자, A씨는 재차 범행을 부인하면서 유튜버의 카메라를 빼앗으려고 시도했다.

A씨는 "이건 아니지 않냐"며 욕설을 내뱉다가 돌연 태도를 바꿔 "죄송하다" "나 죽을 거다" "내 인생 끝난다. 한 번만 봐달라" "하라는 대로 다 하겠다" "100만원 주겠다" "(성욕을) 풀 곳이 없어 그랬다"며 애원했다.

유튜버의 완강한 태도에 A씨는 "무슨 권리로 날 잡냐"고 따졌고, 유튜버는 "현행범은 일반인도 체포할 수 있다"며 "뭐라도 걸고넘어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난 걸릴 게 없다"고 답했다.


유튜버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서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영상물을 확인했다. 경찰은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면서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위반 혐의로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는 믿기지 않는 듯 멍한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다가 이내 얼굴을 감싸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경찰의 일어나라는 말에도 한동안 망연자실해 있던 A씨는 결국 그대로 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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