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 시절 검사 경력 발휘하며 증인 몰아세운 것으로 유명
트럼프에 대해 "온갖 범죄자 다뤄봤다. 내 말 믿어라" 강조하기도
민주당 "대선에서 힘 발휘"…공화당 "보여주기식일 뿐" 평가절하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 검사 출신 특유의 날카로운 질문으로 의회 청문회 증인들을 곤경에 빠트린 것으로 유명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토론회가 주목된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18년 상원 법사위원회의 신인 위원이던 해리스는 말석에 앉았다. 통상 좋은 말만 하고 청문회를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해리스는 대법원 판사 후보자 등 도널드 트럼프 정부 공직 후보자들을 공격적으로 다그쳤다.
해리스의 공격적 의회 활동은 트럼프와 대선 경쟁에서도 잘 드러난다.
해리스는 상원에서 샌프란시스코 검사,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 등 검사 출신임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해리스는 청문회에서 다른 의원들의 질문을 일일이 기록하면서 증인이 제대로 답변하지 않은 대목을 추궁했다.
2018년 브렛 캐버노 대법관 지명자 청문회 때 일이다. 캐버노가 임신 중절 문제에 대한 답변을 얼버무리자 “남성의 신체에 대해 정부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한 법률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캐버노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해야 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시절 비공개 정보 보고 때 일이다. 해리스는 미 연방수사국(FBI)에 여성 고위직이 부족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공화당 의원의 보좌관이던 한 인사는 “해리스가 FBI에 여성 고위직이 없는 이유에 대한 답변을 계속 물고 늘어졌다”고 했다. 이와 관련 FBI 국장은 지난해 여성 고위직이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했다고 연설에서 밝혔다.
단도직입적이고 선명한 접근 방식이 해리스의 선거 운동에서도 잘 나타난다.
해리스는 최근 연설에서 “여성을 괴롭힌 성희롱범, 소비자를 속인 사기범, 협잡범 등 온갖 범죄자들을 다뤄봤다. 트럼프를 잘 안다는 내 말을 믿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해리스가 의회에서 발휘한 주도면밀하고 사실에 근거한 접근법이 탁월했다면서 여전히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공화당은 해리스의 의회 질문이 보여주기 식이었다면서 스스로를 돋보이려는 것이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 한다.
상원 정보위원 시절이던 2017년 해리스는 트럼프가 임명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트럼프 선거운동 지원에 대해 질의했다. 세션스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다며 해리스가 비난하자 세션스는 “위증죄로 고발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질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해리스는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철저히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서류들을 인쇄해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다. 1차 트럼프 탄핵 재판 때는 오전 오후로 두터운 서류 파일들을 읽었다고 한다.
해리스는 재판에 앞서 의회에서 “우리에게는 두 가지 정의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같은 유력인사들은 처벌되지 않고 빠져 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해리스는 상원의원이 된 지 불과 2년차이던 2019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이는 그가 일찌감치 대통령직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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