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짐바브웨 이미 재난 상황 선언
말라위 국민 42%가 인도적 지원 필요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속화한 가운데 남아프리카에 재난적 가뭄이 들이닥치면서 7000만 명이 기아 위기에 놓였다.
NBC뉴스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는 18일(현지시각) 엘니뇨로 인한 가뭄 영향으로 남아프리카 일대에 광범위한 식량난이 발생해 7000만 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광범위한 식량 수급 문제로 일부에서는 풀씨를 먹으며 연명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기아 위기로 인해 잠비아와 짐바브웨는 이미 재난 상황을 선언했다. 레소토와 나미비아는 인도적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특히 심각한 상황에 놓인 국가는 한 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말라위다.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내륙국 말라위는 인구 42% 수준인 900만여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원이 필요한 대상 중 절반은 어린이다.
지난 4월 굶주린 말라위 국민 17명이 독이 있는 덩이줄기를 파내다 입원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세계적인 기후 위기 앞에서 좌절한 남아프리카 지역 자작농은 벌목을 통해 당장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다른 선택지가 없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삼림 벌채가 지구 온난화에 1할가량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생존을 위한 투쟁이 계속되는 동안 지구 온난화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태평양이 식으면서 지난 4월에 엘니뇨는 끝났다. 하지만 작물 수확에 실패한 탓에 남아프리카 지역은 오는 10월에 비가 내리고 농부가 다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 때까지 건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소속 과학자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엘니뇨 현상이 더 빈번하고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전날 SADC 회의로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 모인 16개국 정상은 올해 초에 시작한 가뭄으로 농작물과 가축 생산량이 크게 줄어 식량이 부족하고 경제에 막심한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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