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말고 반려동물에게 상속합니다"…유럽서 확산

기사등록 2024/08/20 05:30:00 최종수정 2024/08/20 08:48:52

영국인 8명 중 1명 반려동물에 상속 의사 보여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아끼던 반려묘 슈페트의 모습 (사진=인스타그램 @karllagerfeld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유산을 반려동물에게 물려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 시각) 영국 더 타임스는 최근 유산을 반려동물에게 상속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0년 세상을 떠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그가 기르던 고양이 '슈페트'에 120만 파운드(약21억원)의 유산을 남겼다.

2007년 세상을 떠난 미국의 억만장자 부동산 투자가 레오나 헴슬리는 자신의 반려견 몰티즈 '트러블'에게 1200만 달러(약 161억원)의 유산을 남겼다. 그의 손주 두 명은 유산 상속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사례는 더 이상 이례적이지 않다. 로펌 코옵리걸 서비스는 유언장 작성에 대해 문의하는 8명 중 1명은 반려동물에게 유산을 남기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로펌의 변호사 시무스 오브라이언은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죽음이 반려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 재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부자들은 별도의 재단이나 신탁 기관을 설립해 반려동물에게 유산을 물려주기도 한다.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본인이 반려동물 세 마리보다 먼저 죽을 경우 3000만 달러(약 402억원)의 재산이 반려견에 상속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비용 부담을 느끼는 일반인들의 경우 본인의 사망 후 반려동물에게 맡겨줄 사람을 미리 구한 다음 재산을 물려주는 방식을 택한다.

대부분 법적으로 반려동물은 개인의 사유재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직접 재산을 물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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