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3급 친형 기초생활수급비 1700만원 뜯은 혐의도
남편 폭행 방관한 아내도 살인방조 등 혐의로 기소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가 집안일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목검으로 7시간 동안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첫 공판에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19일 살인, 상습특수상해,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살인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아내 B(30대)씨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16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자신의 집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친조카 C(20대)씨를 목검 등으로 약 7시간 동안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B씨는 이를 방조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A씨는 또 지난해 7월부터 올 5월까지 10개월 동안 A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A씨는 지적장애 3급인 친형에게 욕설을 하고, 때리는 행위를 반복해 33차례에 걸쳐 기초생활수급비 1700만원 뺏고, 이를 자신의 개일 생활비로 사용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지난해 7월 B씨가 협심증 진단을 받은 뒤 집안일이 힘들어지자 A씨 부부는 심한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C씨에게 빨래와 청소, 설거지 등 심부름을 시켰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요구대로 C씨가 집안일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목검과 주먹으로 C씨를 폭행했고, B씨는 목검을 A씨에게 가져다 주는 등 A씨의 범행을 방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C씨가 사망한 당일 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등 위중한 상태에 있었지만 A씨가 C씨에게 물과 음식을 주지 않고 무차별 폭행해 살해했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살인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에 대해선 모두 인정한다. 살인 혐의에 대해선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B씨 측도 "살인방조 혐의에 대해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오는 10월2일로 지정하고, A씨 부부에 대한 피고인 심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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