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명' 분위기 속 전체 투표율 높지 않아
이 대표, 호남 득표율 상대적으로 낮아
민심·당심 괴리 극복할 외연 확장도 과제
향후 당직 인선서 비명계 포용 여부 주목
이 대표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2년 전 자신의 전당대회 총득표율(77.7%)을 넘어서는 85.40%를 얻었다.
이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민주당 계열 대선·당대표 경선 역사상 최고치다. 이미 지난 전당대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 선출 당시 얻은 전당대회 득표율(77.5%)을 뛰어넘었지만 이번에 한 번 더 경신한 셈이다.
다만 이 대표가 당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 온라인 권리당원 투표에서 전국 평균을 밑도는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한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 대표는 17개 지역 순회 경선에서 대세론을 보였지만 당 텃밭인 호남(전북 84.79%·광주 83.61%·전남 82.48%)에서 최종 총득표율인 85.4%를 하회하는 지지를 받았다.
당 대표 경선이 큰 변수 없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로 흘러가자 관심도가 떨어진 측면이 영향을 미쳤지만, 당 안팎에선 '이재명 일극체제'에 따른 반작용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이 대표 득표율이 호남에서 가장 낮은 것은 주목해야 될 부분"이라며 "상대적으로 친명 색채가 약한 원내 의원 일부가 호남 지역에 포진해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호남 지역은 그야말로 민주당 핵심 텃밭인데 이 대표의 득표율이 낮다는 것은 향후 당 운영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며 "이 대표가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투표율도 극적으로 올리지 못했다.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에서 온라인·ARS(자동응답방식) 권리당원 투표율이 40%대(당 대표 선거 42.18%·최고위원 선거 42.32%)에 머문 것은 지난 2020년(41.03%), 2021년(42.74%)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강성·열성 당원이 투표에 적극 참여한 반면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 당원의 시선을 끄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두고 당심과 민심 사이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이 전당대회에 반영한 여론조사는 당 지지층·무당층만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모든 지지층을 포괄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와 김두관 후보 간 격차가 당원 투표 결과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지금 비주류 의원들은 전부 체념 상태"라며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져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향후 지명직 최고위원 등을 인선할 때 지역·계파 안배에 나설지 주목된다. 당 대표는 당헌·당규상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를 임명할 수 있다.
이재명 1기 지도부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YTN 뉴스ON 인터뷰에서 "만약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마음의 준비가 된다면 지명직 최고위원까지도 (이 대표가) 고려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역대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얻었지만 앞으로 중도 확장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선 것"이라며 "이재명 2기 지도부가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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