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독트린, 통일의지·행동 강조…북 호응 가능성은 미지수

기사등록 2024/08/15 14:58:46 최종수정 2024/08/15 16:56:51

북한 주민 변화 열망, 통일 동력으로 제시

남북 대화단절 5년 넘어…대화협의체 제안

북, '흡수통일론' 경계하며 반발 가능성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4.08.15.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시한 통일독트린은 북한이 '적대적 2국가론'을 고수해도 남한은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 남한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을 강조했다.

통일독트린은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여야 초당적 지지를 얻어 정립한 우리 정부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발전했다.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의 3단계를 제시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과 달리 통일독트린은 공존단계를 명시하지 않았다.

대신 가치 확장을 통한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7대 통일추진 방안'을 보면 북한 당국과 일반 주민을 분리하는 기조가 읽힌다. 특히 주민들의 변화를 향한 열망을 통일 동력으로 삼고 있다.

북한 주민 변화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이루겠다는 구상인데, 북한이 '흡수통일 추진'으로 받아들이고 반발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통일이 유일한 희망임을 깨달은 북한 주민들은 자유통일의 강력한 우군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들은 라디오 주파수를 조절해 방송을 청취하거나 USB에 저장된 남한 드라마·영화 등을 보며 외부문화를 접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2020년부터 '반동사상문화배격법'(반동법), 청년교양보장법(청년법), 평양문화어보호법(평양법)을 제정해 남한을 비롯한 외부문화 확산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지역을 찾아 이재민 위로 등 현장점검에 나섰다고 관련 내용을 1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4.08.15. photo@newsis.com

7대 방안엔 남북 당국 간 실무차원의 대화협의체 설치 제안도 담겼다. 남북 당국 대화는 2018년 12월14일 평양선언 이행을 위한 실무 차원의 체육분과회담을 마지막으로 약 5년8개월 동안 끊겼다. 1971년 남북이 최초로 대화한 이래 최장기간 단절이다. 지난해 4월부턴 북한이 남북 연락 통신선에 일방적으로 답하지 않아 정부는 대북 통지문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화에 응해온다면 어떤 이슈나 주제에 개의치 않고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대화 불씨를 살리기에 대내외 여건은 좋지 않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이고 교전중인 두 국가'로 규정한 것을 시작으로 북한은 민족통일노선 폐기를 공식화했다.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북한이 5월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남쪽으로 오물·쓰레기 풍선을 살포한 횟수만 11차례다.

최근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한 우리 정부의 수해 지원 제안은 김정은이 남한을 '쓰레기'로 칭하며 거절했다.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이 제시한 대화협의체 의제엔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 등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가 다수 올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 및 북한 당국의 인위적 배제는 북한 내 주민혁명을 통해 통일을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남북대화·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하면 수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화답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외 7대 방안엔 ▲통일프로그램 활성화 ▲북한인권 개선 노력 ▲대북 인도지원 추진 ▲북한이탈주민 역할 강화 ▲국제 한반도 포럼 창설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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