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수더니 "대통령 안다"…빌라 주민 공포에 떨게 한 男(영상)

기사등록 2024/08/15 14:22:16 최종수정 2024/08/15 17:07:22
[서울=뉴시스] 서울의 한 빌라 입주민이 주차된 차량을 때려 부수고 층층이 돌아다니며 현관문을 발로 차며 위협했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서울의 한 빌라 입주민이 주차된 차량을 때려 부수고 현관문을 발로 차며 위협했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14일 JTBC '사건반장'은 서울의 한 빌라에서 주차된 차량을 향해 물건을 마구 집어 던져 파손시키는 등 난동을 부린 남성 B씨의 모습을 공개했다.

50대 제보자 A씨에 따르면 B씨는 지난 8일 빌라 건물 5층부터 2층까지 층층이 내려오면서 모든 세대의 문을 발로 차는 행동을 벌였다. 피해 입주민들은 B씨를 신고할까 했지만 좋게 넘어갔다.

그러나 B씨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B씨가 빌라 옥상에 올라가 쓰레기봉투를 바닥으로 투척한 것. B씨는 자신이 던진 쓰레기를 치우는가 싶었지만 빌라 주차장에 주차된 차 위에 던지기까지 했다.

나흘 뒤 새벽 B씨는 또다시 A씨 집에 찾아와 현관문을 발로 차고 문고리를 열 것처럼 흔들었다. A씨와 함께 살던 딸과 손자들은 두려움에 차마 나가보지도 못했다고.

[서울=뉴시스] 서울의 한 빌라 입주민이 주차된 차량을 때려 부수고 층층이 돌아다니며 현관문을 발로 차며 위협했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소동이 끝나나 했는데 이번엔 A씨의 차가 잔뜩 찌그러져 있었다. 놀란 A씨는 곧바로 CCTV를 확인했다. 영상에는 B씨가 쇠로 된 분리수거 틀을 차에 던지고 문을 발로 여러 차례 걷어차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범행 이후 B씨는 엘리베이터에 자신의 집 호수를 밝히며 "차 바꾸고 싶은 집들은 오른쪽 주차장에 대세요. 시원하게 부수고 바꿔줌"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붙여놨다.

참다못한 A씨가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입주민들의 피해 진술을 들은 뒤 CCTV를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입주자들 간의 재물손괴이기 때문에 민사 사건이라 경찰이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A씨가 "저 사람을 놔뒀다가 만약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불을 질렀을 때 당신이 책임지겠느냐"고 항의하자, 경찰은 그제야 태도를 바꿔 현장에 다시 출동했다.

B씨는 "나를 왜 잡아가나. 적법한 절차가 있느냐"고 따졌지만, 경찰은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체포 전 B씨는 한 입주민에게 "경찰청 연락해 놓았다. 불법 주차 단속한다고. 해머 없니? 공무 수행이니까 아무 문제 없다. 대통령도 알고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내용의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는 평소 빌라 주변 청소에도 집착했다. 청소를 한 후에는 입주민들에게 세대당 15만원씩 내라고 돈을 요구하고, 관리비도 스스로 거뒀다. 관리비를 주지 않는 입주민에게는 폭언까지 했다고.

B씨와 말을 트고 지내던 한 입주민에 따르면 그의 집에는 등산용 망치, 연장 등이 가득했다. 빌라 호수가 적힌 칠판도 있었다. 각 호수에 알 수 없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사건반장'에 "가해 남성이 퇴원 후 보복할까 봐 겁이 난다"며 "신변의 공포를 매우 크게 느끼는데 도움을 청할 곳이 없어 제보한다"고 전했다.

한편 B씨는 오는 11월 정신병원에서 퇴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