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재차 사과하며 "사정 있었다"…최민희 "말 붙이지 말라"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한 2차 청문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현장 검증 과정 당시 불거진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의 발언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방통위 현장 검증 동영상을 보고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며 "김태규 직무대행이 야당 의원들을 향해 '수십 명을 끌고 왔다', '지금 무슨 유세 하냐'고 얘기했다. 제 귀를 의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 공식적인 회의, 현장검증 현장에서 품위 없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말로 한 폭력, 폭언"이라며 "행정기관 장으로부터 국회가 무시당하고 모욕당한 것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 소속의 최민희 위원장을 향해 김 대행에게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며 "진실되고 정직한 사과를 받기 전에는 회의 진행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지난 6일 공영방송 이사 임명 과정을 들여다보겠다며 방통위를 찾았다. 양측은 자료 제출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는데 김 직무대행은 이 과정에서 "이 회의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 10명이서 수십 명 끌고 와가지고 지금 무슨 유세 하듯이 이러는데"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우리가 무슨 깡패냐"고 받아쳤다. 당시 김 대행은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충돌은 계속됐고 이내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최 위원장은 김 대행을 향해 "현장에서 관련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는데 이 자리에서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대행은 "제가 흥분을 하거나 언성을 높인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가 좀 더 자제력을 가지고 행동을 했었으면 바람직했겠다는 생각은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마음이 상하셨다면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만 "변명이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나름의 사정도 있었다"고 보탰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말을 붙이면 또 이게 계속 공방이 된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이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 직무대행을 증인으로 불러, 취임 하루 만에 공영방송 후임 이사 선임을 의결한 경위를 추궁한다.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 위원장은 오후에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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