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자체 광복절 기념식에 정당·정치권 인사 초청 안한다

기사등록 2024/08/13 21:09:11 최종수정 2024/08/13 21:15:08

13일 오후 긴급 간부회의 열고 이같이 결정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는 뜻 훼손될 수 있어"

[서울=뉴시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13일 광복회의 광복절 경축식 참석을 설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을 찾아 이종찬 광복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앞서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 등 일부 독립운동 단체들이 '뉴라이트' 논란의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을 이유로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을 선언했다.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2024.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광복회가 오는 8월 15일 정부와 별도로 개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정치권 인사를 초대하지 않기로 했다.

광복회는 "오는 15일 자체 개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광복회원이나 유족, 관련 기념사업회 및 단체 이외에 정당·정치권 인사를 일절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광복회는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치권 인사를 배제키로 한 배경에 대해서는 "자칫 광복회가 정쟁의 중심이 돼 일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인사의 독립기념관 관장 임명 등 정부의 행보에 항의하는 뜻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단체들은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취임한 것을 놓고 인선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임 독립기념관장 인선에 광복회가 반대하고 나선 것은 과거 김 관장이 친일 과거사 청산 부정과 1948년 건국절 등을 주장해 이른바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김 관장은 지난해 12월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며 그게 광복절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역사를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김 관장 인선에 반발한 이종찬 광복회장은 오는 15일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신 같은날 오전 10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37개 단체로 구성된 독립운동단체연합과 함께 자체적으로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광복절 경축식이 자칫 반쪽짜리 행사가 될 우려가 커지자, 대통령실과 국가보훈부 등은 이 회장의 참석을 설득하고 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12일 이 회장과 통화한데 이어, 오늘(13일)은 광복회관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광복절은 국가기념행사 중 가장 중요한 기념식"이라며 "광복회가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광복절 경축식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회장은 "김 관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광복절 경축식 참석이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도 광복회 측에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며, 이 회장에게 광복절 경축식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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