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실명제' 급물살, 반사이익 기대
수요부진 가능성은 악재…열관리 주목
'배터리 실명제'가 급물살을 타며 국내 배터리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과 안전성 우려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는 모양새다.
지난 12일에는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제조사 공개가 호재로 인식되며 삼성SDI가 3.06%, LG에너지솔루션이 2.02% 상승 마감했다. SK온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0.99%), 포스코퓨처엠(1.22%), 에코프로머티(2.76%), 대주전자재료(2.04%) 등도 일제히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자사 홈페이지에 자사 전기차(제네시스 포함) 13종에 탑재하는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했다. 기아 역시 지난 12일 배터리 제조사를 공지했다. 수입차 업체인 BMW 역시 이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배터리 실명제로 가격은 비싸도 안전한 것으로 인식되는 국산 점유율이 높아져 국내 배터리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청라 아파트 화재를 일으킨 전기차에는 중국산 '파라시스 에너지'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고 전기차 매물이 쏟아지고 일부 지하 주차장이 전기차 출입을 막는 등 '전기차 공포'가 확산하며 시장은 급속히 식고 있다. 13일 오전 10시14분 현재 삼성SDI가 전일보다 2.19% 내린 31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2% 내린 32만4500원, SK이노베이션은 1.27% 내린 10만700원에 거래 중이다.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흥행 실패로 저가형 모델 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소식과 수요 부진 우려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나빠졌다.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 고전해온 배터리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다음 달 초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기술을 가진 코스닥 종목들은 상승 중이다. 13일 오전 10시15분 현재 아모그린텍(전기차용 방열솔루션)이 전 거래일보다 16.07% 상승 중인 가운데 신진에스엠(방염 단열 시트)이 24%대 상승 중이다.
정부는 지상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유도, 배터리 제조사 공개, 화재 대응 기술을 갖춘 차량에도 추가 보조금을 주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업체들이 열관리 사업을 신사업 영역으로 선정해 액침냉각 상업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용하겠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