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탤런트 차인표가 10년간 위안부 소재로 소설을 쓴 이유를 털어놓는다.
차인표는 14일 오후 4시50분 방송하는 아리랑TV '더 글로벌리스트'(The Globalists) 광복절 특집에서 첫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2021)이 최근 옥스퍼드 대학교 필수 도서로 선정된 소감을 밝힌다. 소설을 완성하는 데 10년이 걸렸는데 "처음 줄거리는 강한 호랑이 사냥꾼이 일본군을 물리치고 복수하는 내용으로 매우 간단했다. 50페이지 정도 작성했을 때, 갑자기 당시 쓰던 중고 노트북이 고장 나 폭발했다. '이렇게는 쓰지 말라'는 계시로 이해했다"고 회상한다.
"1997년 신혼시절 TV를 보다가 캄보디아에서 55년만 돌아온 위안부 훈 할머니 입국 장면을 봤다. 16세에 일본군에 끌려간 한 소녀가 광복 후에도 수치심에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고, 캄보디아 정글에서 숨어 살았다. 죽기 전 집에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당시 입국장에서 아리랑을 부르던 훈 할머니를 보고 슬픔, 분노, 실망, 굴욕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마음이 아팠다. '만약 이 소녀들을 빼앗기지 않고 어떻게든 고향에 머물게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차인표는 6년의 공백 기간을 가진 뒤 소설을 마무리했다. "한동안 연기에만 집중했다. 2006년 당시 두 아이 아버지가 되면서 '내 아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위안부 역사를 어떻게 설명할까?'를 고민했다.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돌아봤다. "어머니가 '진실이 없는 상상력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라고 조언해줬다"며 "소설 배경이 된 백두산을 찾아가고, 위안부 할머니를 만나보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부인인 탤런트 신애라가 응원해줘 "큰 힘을 얻었다"고 털어놓는다. "초보 소설가들은 잘 알 것"이라며 "소설을 쓰다 보면 '이런 건 아무도 읽지 않을 거야, 그만 둬'라고 말리는 내면의 목소리와 맞서 싸워야 했다. 그럴 때마다 단 한 명의 충성스러운 독자(신애라)가 '당신은 좋은 작가가 될 것'이라고 응원해줬다"고 귀띔한다.
79주년 광복절을 앞뒀지만, 위안부 문제 관련 일본의 대처는 바뀌지 않았다. 차인표는 "100년 전 문제가 아직도 진행 중인 이유는 한 시대의 고통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세계 어느 사람이든 함께 모여 위안부 고통을 충분히 공감한다면, 강제된 사과가 아닌 진정한 사과와 다음 세대를 위한 화해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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