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트로프(해곡) 대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본 숙박 시설에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은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으로 일본이 가장 우려하는 지진이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규모 7.1 지진이 발생하자 '난카이 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잦은 지진에 이어 대지진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현지에서는 자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에현 시마시 리조트 '시마 지중해 마을'에 지진을 우려하는 전화 문의와 예약 취소가 쇄도했다.
이달 10~17일의 연휴 기간은 예약으로 만실이었지만 "지진이 걱정된다" "무서워서 집을 떠날 수 없다"는 이유로 15건의 예약 취소가 발생했다.
미에현 도바시의 한 숙박 시설에서도 이달에만 20건 이상 예약이 취소됐다. 이 시설은 "오봉절 연휴가 대목이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아이치현 외딴섬 히카지마의 한 료칸은 예약 취소가 10건 정도 있다고 밝혔다. 이 료칸의 사장은 "동일본 대지진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여관은 안전한 장소에 있고 배도 평소처럼 운항하지만 상황이 악화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일본 오이타현 벳푸 등 다른 지역 휴양지도 상황은 같았다.
지난 8일 지진 발생 직후 벳푸시 JR 벳푸역 인근 호텔 하쿠키쿠는 시내 피해에 대한 문의와 숙박 취소 전화를 연달아 받았다고 전했다. 진도 3의 지진이 측정된 벳푸 시내는 별다른 혼란이 없었지만, 숙박 예약 취소가 15건에 달했다.
지진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방재용품 판매량과 방재 앱 다운로드 횟수도 급증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미야자키현 니치난시의 한 슈퍼에는 지진 발생 직후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가구를 고정하는 도구를 비롯해 물 등을 진열, 하루 만에 대부분 상품이 팔렸다.
특히 니치난시 북쪽에 있는 미야자키시의 한 슈퍼에선 지진으로 수도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용변을 처리하는 간이 화장실 관련 용품이 한 시간 만에 약 100개가 팔렸다.
지진 정보를 제공하는 앱 이용자도 폭증했다. 오사카부 방재 앱은 미야자키현 지진이 발생한 8일부터 9일 오후 3시 기준 다운로드 횟수가 약 5300회에 달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일본 여행을 앞둔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행 카페 등 온라인상에서는 "수수료를 물고 (여행을) 취소했다" "불안해서 고민"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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