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K팝 걸그룹 첫 케이스포돔 입성
아기 다이브들도 눈길…부모들 공연장 앞 대기
1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 그룹 '아이브'(IVE) 리더 안유진이 '해야'를 부르기 전 장타령을 방불케하는 흥(興)을 발산하자 공연장은 더 달아올랐다.
레이의 랩에 이어 리즈가 보컬을 이어 받고 "지화자~!"라는 추임새를 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유연하게 반응하는 아이브 멤버들의 순발력과 노련함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연 첫 번째 월드 투어 '쇼 왓 아이 해브(IVE THE 1ST WORLD TOUR 'SHOW WHAT I HAVE' - ENCORE)' 이후 10개월 만에 연 앙코르 공연에서 아이브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이여 내가 왔다!"(안유진) 시작 외침부터 당당했다. 그간 월드투어를 통한 서른세 번의 공연이 이들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날 멤버들과 서른네 번째 무대에 오른 레이는 "월드투어를 통해 성장한 거 같다"고 흡족해했다. 장원영은 "이전 서울 공연과 가장 달라진 건 밴드 분들이 함께 한다는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해외 활동이 주가 된 K팝 걸그룹은 라이브를 통해 실력을 증거하고, 실력을 통해 라이브 무대를 증험한다. 그렇게 'K팝 강령'이 아이브에 새로 뿌리내렸다.
아이브의 정체성인 자신만만함을 노래한 '아이 엠'을 거쳐 록 버전으로 편곡한 '로열' 등으로 시작된 이들의 콘서트는 축제의 향연이었다. 뛰어난 라이브는 관객의 감각을 열고 들어가 감정으로 나온다.
또한 '일레븐' '애프터 라이크' 같은 히트곡은 객석을 요동치게 했다. '오프 더 레코드' 같은 청량한 곡도 쉽게 가지 않았다. 장원영은 "서울에서 여기가 가장 핫할 거 같은데 맞죠?"라며 팬들에게 묻기도 했다.
그간 안유진·장원영이 주축 멤버로 여겨졌던 아이브는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멤버 간 균형감도 맞춰졌다. 안유진은 여전히 자연스러움을 담당했고, 장원영은 팀의 역시 얼굴이었다. 여기에 리즈는 드라마틱함을, 레이는 귀여움을, 가을은 안정감을, 이서는 청량함을 맡았다. 가을·레이, 원영·리즈, 유진·이서 등 두 명씩 짝을 지은 유닛 무대는 멤버들의 개성을 잘 살렸다.
멤버들의 여유는 무대뿐 아니라 토크 순서에도 묻어났다. 안유진이 시카고에서 맛있고 큰 피자를 먹었다고 하자 리즈는 피자는 "○○존스"라며 자신들이 광고하는 제품을 언급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전히 '초통령'으로 통하는 아이브의 콘서트 종료 후 전매특허 풍경은, 아기 다이브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공연장 입구에서 치고 있는 진(陣)이다. 마치 초등학생 하교 정경을 보는 듯하다. 특히 스마트폰에 아이 이름을 띄워 손을 흔드는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아기 다이브들은 공연 전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공연장 주변을 일찍 찾아 또래랑 포토카드를 교환하거나, 아이브 걸개 사진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어른 다이브와 마찬가지로 팬 문화를 즐겼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는 팬들을 위해 대형 천막으로 '다이브 쉼터'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아이브는 오는 17~18일 도쿄·오사카에서 열리는 '서머소닉'에 참여한 뒤 내달 9월 4~5일 도쿄돔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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