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세대' 수영, 세계선수권 선전 잇지 못해
'스마일 점퍼' 높이뛰기 우상혁, 결선서 좌절
파리 대회 경험 자양분 삼아 LA 올림픽 조준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기초 종목이라 일컫는 수영과 육상의 성적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2024 파리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파리에서 쌓은 값진 경험은 선수들을 한층 성장시킬 자양분이 됐다.
이번 대회 한국 수영대표팀은 선수(23명)와 임원(9명) 포함 32명으로 선수단 최다 규모였다. 5개 세부 종목 중 수구와 오픈워터스위밍을 제외한 경영, 다이빙, 아티스틱스위밍에 도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자유형 400m 금메달·자유형 200m 은메달), 2012 런던 올림픽 (자유형 200m 은메달·자유형 400m 은메달)을 제패했던 박태환 이후 탄생한 황금 세대로 주목을 받았다.
기대주는 경영 김우민과 황선우(이상 강원도청), 다이빙 김수지(울산광역시체육회) 등이 있었다.
지난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당시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김수지 또한 같은 대회에서 여자 3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수확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한 김우민이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올림픽 무대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고 전했고, 계영 800m에서 고배를 마신 이호준은 "기대를 밑도는 결과가 나와 아쉽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이번 올림픽은 수영 유망주들에게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경험이 됐다.
만원 관중이 들어찬 라데팡스에서 느낀 모든 경험은 소중한 밑거름이 될 예정이다.
황선우는 "한국에 가서 우리 멤버들과 마음을 잡고 열심히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김우민은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다가오는 메이저 대회와 4년 뒤에 열릴 올림픽까지 더 열심히 달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2020 도쿄 올림픽 4위(2m35)에 그쳤던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을 위해 모든 걸 집중했다.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세계선수권 준우승(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을 차지하며 한국 높이뛰기의 역사를 나날이 새로 써 내려갔다.
시작도 좋았다. 예선 A조에서 2m27을 넘어 전체 3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당시 우상혁은 "도쿄올림픽 이후 수많은 트랙을 뛰어봤지만, 파리 트랙은 진짜 느낌이 좋은 것 같다. 올해 가장 좋은 점프가 나왔다"며 "이제 파이널을 준비하는 날만 기대하고 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울려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내 최고 2m36, 실외 최고 2m35 기록을 갖고 있던 우상혁은 대망의 결선에서 2m31을 넘지 못하며 7위로 생애 세 번째 올림픽을 눈물과 함께 마쳤다.
우상혁은 "그냥 (김도균) 감독님을 계속 믿고 뛰었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최대한 좋게, 좋으면 침착하게 가야 되는데 내가 (그렇게) 못 했다"며 아쉬워했다.
누구보다 아쉬웠을 테지만 그는 곧장 마음을 다잡았다.
우상혁은 "나도 힘들지만 감독님도 힘드셨을 것이다. 내가 더 기쁘게 해드리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도 "앞으로 더 재밌게 높이뛰기를 하고 싶다. (지금처럼) 매 시즌 다시 한번 준비해서 다음 대회까지 나갈 생각이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 타이(13개)'라는 영광 이면에는 눈물과 아쉬움 속에 파리 올림픽을 마친 선수들도 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파리 올림픽을 경험 삼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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