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 벨라루스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대리 초치해 항의
"도발 중단 못하면 공관 왜 있나…반복되면 자위권 발동"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와 외교공관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적절한 조치를 하라고 경고했다.
벨타에 따르면 벨라루스 외무부는 10일(현지시각) 티무시 올하 주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도발을 멈추라며 외교공관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성명을 통해 벨라루스 외무부는 "벨라루스 주재 우크라이나 공관이 이 같은 도발을 저지하지 못하면 벨라루스 측은 수도 민스크에 (우크라이나) 외교공관을 두도록 할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무인기 무리가 벨라루스 국경을 침범한 데에 우크라이나 외교관에게 가장 강력한 항의와 그에 상응하는 문서가 전달됐다"라며 "벨라루스 측은 앞으로 지역 상황을 고조할 수 있는 이 같은 사건을 막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하도록 구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발이 반복되면 벨라루스는 국토를 보호하기 위해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외교관에게 경고했다"고 긴장 수위를 높였다.
신변 위협으로 인해 벨라루스는 2년 넘게 우크라이나에 외교공관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행위를 유엔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알려 대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일반적으로 외교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페르소나 논 그라타) 지정이나 외교공관 철수는 강력한 외교적 메시지로 이보다 심하면 국교단절로 비화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개전 이래 최대 규모로 맹방 러시아 본토 지상공격을 강화한 가운데 벨라루스는 경계심을 높이는 모양새다.
같은 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국경 지역인 남부 호멜과 마지르에 특수전 부대, 지상군, 로켓군, 폴로네즈 다연장로켓,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 체계 등을 배치하도록 했다.
그는 벨라루스 남부 마힐료우 영공에 전날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12대가량 침범했다가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주 야로슬라블에서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루카셴코 대통령 발언에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는 1100㎞에 달하는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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