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식음반 '포엠' 발매…소니 클래시컬 레이블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협업…18일부터 투어 공연
첫 정식 음반 '포엠'(Poème)을 발매한 플루티스트' 김유빈(27)이 "프랑스어로 '시'의 의미를 담은 이번 음반은 최대한 대중적으로 소개하고 싶어 생동감 있고 듣기에 신나면서 활동적인 작품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9일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로 나온 이 음반은 '플루트 음악의 심장'과도 같은 프렌치 감성으로 채웠다.
상캉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네', 드뷔시의 '플루트 솔로를 위한 시링크스'와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풀랑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뒤티외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네',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가장조(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편곡버전' 6곡을 담았다.
"인상파, 후기낭만파, 20세기 작품 위주로 앨범을 구성했어요. 뚜렷하다기보다는 안개가 피어난 듯한 음색을 표현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 앨범은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함께 작업했다. 2021년 부소니 콩쿠르 2위, 같은 해 시카고 국제 음악 콩쿠르 1위를 차지한 스타 피아니스트다.
김유빈은 "솔리스트 피아니스트와 작업하는 게 꿈이었는데 꿈을 이뤘다"며 "김도현과 협업하면서 피아니스트에 영감을 받아 제 연주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김유빈은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16세에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리옹국립고등음악원에서 플루트 학사, 파리국립고등음악원 대학원에서 플루트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으로 옮겨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유학 과정에서 프랑스 음악을 '체화'한 김유빈은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과정에서 많은 점을 느꼈다"고 했다. 그동안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콩쿠르 1위,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랜드 슬램'을 이뤘다.
지난 2022년 ARD 도전은 의외라는 평가다. 이미 20세에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 최연소 종신수석으로 임명된 '프로 중 프로'로 경연에 참가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팬데믹 기간에 모든 연주가 멈추면서 영감의 대상이 사라지고 동기 부여가 끊겨버린 상황이었죠. 참가 목표는 단순하게 제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였어요. 어린 연주자로서 발전하고 싶은 꿈이 있었으니까요. 제 연주를 즐겼다는 심사평을 들어서 영광이었고, 콩쿠르 이후에 연주 기회도 더 많이 생겼습니다."
'ARD 1위'라는 영예는 새 둥지를 트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줬다. 김유빈은 세계적 지휘자 에사 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수석으로 선임돼 올해 초부터 미국 생활을 하고 있다.
"우승하자마자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오디션 공고가 있었는데 지원서에서 ARD 우승을 어필한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는 "유럽에서는 지휘자들과 직접 말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미국에서는 모두가 친구 같은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살로넨과 음악은 물론 개인적 얘기도 많이 하면서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김유빈은 이번 앨범 수록곡 전곡을 연주하는 전국 리사이틀에 나선다. 오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시작으로 25일 대전클라라하우스, 2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28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으로 이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