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韓수능, 美SAT와 점수 변환할 순 없나"…與의원과 IB논의(종합)

기사등록 2024/08/09 14:08:36 최종수정 2024/08/09 14:10:36

조희연, 與에 꽃다발…"늦었지만 당선 축하"

나경원 "고교 IB, 해외 입시 때 인정 받아야"

조희연 "與시의원과 갈등…5% 수준에 불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나경원, 권영세 의원 등 서울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민의힘 서울지역 국회의원-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정책을 협의하고 있다. 2024.08.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9일 서울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만나 서울시교육청의 '한국형 바칼로레아(KB)'를 논의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는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가 운영하는 IB(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을 한국에 맞춰 적용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민의힘 서울 지역 국회의원-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협의회'를 열고 제22대 서울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과 처음으로 만났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 현황을 보고하고 의원들의 제언을 듣기 위해 상견례 성격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이날 협의회에는 권영세, 나경원, 조정훈, 서명옥, 고동진, 박정훈 등 의원 7명이 참석했다. 먼저 도착해 행사장 앞에 서 있던 조 교육감은 의원들이 도착할 때마다 "늦었지만 축하한다"며 직접 꽃다발을 건넸다.

조 교육감은 인사말에서 "이제 우리는 당당한 선진국이 됐다. 선진국 수준, 혹은 선진국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교실을 운영해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교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저희는 IB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의 발언에 나 의원은 "IB 프로그램을 이제 고등학교까지 확대를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교육 팽창과 학교서열화 등을 우려해 고교 IB 프로그램 도입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은 또 "고등학교에 IB프로그램을 도입할 때 KB로 변형되지 않게 해달라"며 "IB 원형으로 도입해 실질적으로 아이들이 해외 대학에 진학할 때도 그 교육 과정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KB는 '변종 IB'가 아니다"면서도 "다만 IB는 스위스에 기반을 둔 교육 평가 모델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걸 100% 같게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IB는 스위스 국제학교협회와 유네스코의 협력으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다만 조 교육감은 국내 교육으로 해외 입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도모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조 교육감은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 의원에 "우리나라의 교육 수준이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며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미국의 SAT(미국의 수능)의 변환 점수를 국가 간 협약으로 만들 수는 없나"라고 물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국민의힘 나경원·조정훈 국회의원이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지역 국회의원-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협의회에 참석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8.09. mangusta@newsis.com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각 지역의 다양한 교육 민원에 대해 이야기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수가 적어 지난 회기에서 여당 국회의원들 역시 교육과 관련된 목소리를 전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시의회 구조가 국민의힘 우세로 바뀐 점을 시사하며 "그래도 좀 나아졌다"고 언급하면서도 "그간 교육청과 소통하는 게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이 때문에 일부 문제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이제 갈등도 있다. 서울시의회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많아지며 예를 들어 학생인권조례나 자사고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이 있다"면서도 "이 5%만 빼면 95%의 문제는 입장이 거의 비슷하다. 선진국형 미래 교육을 만들어가자는 건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강남·서초·송파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구 내 학교 시설의 노후 문제와 방과후 학교 개방 등의 현안을 이야기했다.

서 의원(강남갑)은 "강남구는 재정 여건이 좋을 거라는 막연한 판단 때문에 강남에 내려오는 교육재정에 거부감이 크다"며 이 때문에 학교 시설 개선이 더디다고 했다.

고동진(강남병) 의원은 방과후 학교 개방을 요구하는 주민과 학교를 열지 않는 학교장의 갈등을 이야기하며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고의 책임이 교장에 돌아가는 게 문제다. 방과후에 벌어지는 문제는 학교장이 전혀 책임을 안 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학교 조직이 상당히 민감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 개방에 따른 책임 문제 때문에 개방은 안 해버리고, 혹은 야외 활동의 책임 문제로 체험 활동도 안 가버린다"며 "이건 교육계의 위기적 양상이라고 본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의원들의 협조를 받아 교권보호대책도 추가로 보완하겠지만 선생님들도 적극적인 열정을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취지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학교 내 공동체 문화를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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