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9~16일 전공의 추가 모집
의료계 "실효성 의문…미미할 듯"
"PA간호사 투입 한계…혼선 우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1만여 명에 달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복귀율은 저조하다. 보건복지부가 '수련특례'를 내걸었지만 지난달 31일 마감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응한 비율은 1.4%(모집 대상 7645명 중 104명)에 그쳤다. 복지부는 레지던트 1년차는 오는 14일까지, 2∼4년차와 인턴은 오는 16일까지 추가 지원을 받기로 했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들은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이 진행돼도 복귀하는 전공의는 적을 것"이라면서 "이대로라면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은데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병원들이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일반의를 채용하고는 있지만 의료 현장에선 물리적인 인력 공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립암센터는 외과계 당직 전담 의사를 채용하고 있다.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은 응급의학과 일반의 모집 공고를 낸 상태다. 대구가톨릭대병원도 인턴 과정을 수료한 일반의 채용에 나섰다. 중앙보훈병원은 6개월짜리 계약직 일반의 19명을 모집 중이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은 병동 야간 당직을 맡을 내과 일반의를 채용 중이다.
일반의는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의사 면허를 딴 의사로, 인턴·레지던트(전공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전문의 자격은 없지만 개원도 가능하다.
그러나 전공의들이 주로 근무해온 상급종합병원들은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떠난 후 경영난을 겪고 있어 전공의보다 몸값이 높은 일반의를 대폭 뽑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인력 부족으로 입원·수술 등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전체 의료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고정적으로 지출되면서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인 '빅5' 병원들도 일반의 채용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전공의들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입원·응급실 환자 등을 돌보며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전공의 공백이 생기면서 현재 암 환자 등 중증환자의 수술은 물론 입원 후 돌볼 인력도 부족해 주로 외래에서 항암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국내 암 임상 연구 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임상 연구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를 대신해 입원·외래·중환자 등을 두루 진료하면서 암이나 신약 개발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B 교수는 "전공의들은 각 병원에서 진료 외에도 드러나지 않게 해오던 업무들이 많다"면서 "가령 교수들의 학술 활동이나 논문을 지원하거나, 각종 국책 과제 등 연구 과제와 의대생 실습지원 등까지 도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병원에서 진료지원(PA) 간호사를 추가로 투입하며 버티고는 있지만 환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면서 "향후 전공의들이 복귀한다 하더라도 PA나 일반의 등과의 업무분장 등 문제로 추가 혼선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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