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에 지친 가자 주민들…신와르 '하마스 지도자' 선출에 절망

기사등록 2024/08/08 12:51:50 최종수정 2024/08/08 15:18:51

CNN 주민 인터뷰…"정치 아는 지도자가 필요"

"전쟁 계속할 거라는 메시지…무슨 생각이냐"

[가자지구=신화/뉴시스] 기아와 피란에 지친 가자지구 주민들이 야흐야 신와르가 하마스 정치 지도자로 선출되자 절망에 빠졌다고 7일(현지시각) CNN이 전했다. 사진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칸 유니스에서 대피했다가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로 돌아오는 모습. 2024.08.08.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가자지구 전쟁이 10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기아와 피란에 지친 주민들이 하마스 새 정치 지도자로 강경파 야흐야 신와르가 선출되자 절망에 빠졌다고 7일(현지시각) CNN이 보도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31일 이란 테헤란에서 공격을 받아 사망한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후임으로 전날 가자지구 수장이었던 신와르를 선출했다.

2017년부터 가자 내 하마스 조직을 이끈 신와르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전쟁 발단이 된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졌으며, 그간 이어진 휴전 협상에서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번번이 타결을 무산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하마스 라이벌 정당인 파타가 운영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서 은퇴한 공무원 하템 모하메드(47)는 CNN에 "하니예 암살에 대한 성급하고 비이상적이며 반동적인 조치"라며 "그들(하마스)은 내부적으론 신와르가 그 일에 부적합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감정적이고 성급한 사람이다"라고 실망감을 표했다.

현재 가자지구 상황을 위해선 "하니예, (전 정치 지도자 칼레드) 메샬, (하마스 고위 간부) 무사 아부 마르주크 같은 정치를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쟁으로 가족 5명을 잃고 식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그는 "이번 선출은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암시한다"며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절망했다.

두 아이 아버지인 이스마일 잘랄은 "우린 그들이 (지도자로) 누굴 지명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이 우리에게 가져온 건 파괴뿐이다"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건 휴전밖에 없다. 협상을 타결하고 매일 죽어가는 주민과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사람, 공허한 구호가 아닌 자제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자지구 북부 출신 피란민인 아부 파디 라피크는 이번 선출이 "무모한 결정"이라며 "신와르는 고집불통이다.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주민 전체를 죽게 내버려둘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를 포함해 가족 38명을 잃었다는 그는 "신와르는 나처럼 고통스럽거나 굶주리지 않을 것이다. 나처럼 가족 전체를 잃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지하 터널에서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시티=AP/뉴시스] 야흐야 신와르가 2022년 4월13일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2024.08.08.

팔레스타인 정책 및 설문조사 연구 센터가 지난 5월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안·가자 지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자 주민 8%만 고통에 대한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고 답했다. 3분의 2는 이스라엘 책임이라고 했다.

전후 하마스의 재집권을 지지한다는 가자 주민은 46%였다. 하마스 직무 수행에 대한 만족도는 64%, 신와르의 직무 수행에 대한 만족도는 5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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