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팔레스타인 굶주림 정당' 발언 이스라엘 재무장관 규탄

기사등록 2024/08/08 11:59:49 최종수정 2024/08/08 12:44:52

보렐 "스모트리히 강력 규탄…민간인 기아 조장은 전쟁 범죄"

"이스라엘 정부는 스모트리히 발언과 거리 둬야…휴전 요구"

"안보리 결의와 ICJ 명령 이행해야…인도주의 접근 보장해야"

[브뤼셀=AP/뉴시스]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팔레스타인 주민이 굶주림에 내몰려도 정당하다는 발언을 한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을 규탄했다. 사진은 2022년 2월27일(현지시각) 보렐 대표가 벨기에 수도 브뤼셀 EU 본부에서 언론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2024.08.08.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팔레스타인 주민이 굶주림에 내몰려도 정당하다는 발언을 한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을 규탄했다.

보렐 대표는 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EU는 스모트리히 장관이 카티프 연례 회의에서 최근 발표한 선언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민간인을 향해 고의로 조성된 기아는 전쟁 범죄"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스모트리히 장관은 '인질이 돌아올 때까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200만 명을 굶주림으로 죽게 하는 것이 정당하고 도덕적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수준을 넘어선다"며 "이는 국제법과 인도주의 기본 원칙과 관련한 그의 경멸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정부가 스모트리히 장관 발언과 분명히 거리를 두고 스데 테이만 교도소에서 발생한 고문 행위에 투명성을 확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EU는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지구로 향하는 인도적 지원의 흐름을 대폭적이고 지속적으로 늘리는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라파=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라파의 배식소에 무료 음식을 받으려는 팔레스타인인이 몰려들고 있다. 2023.12.22.

아울러 "EU는 이스라엘에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와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구속력 있는 명령을 이행하기를 촉구한다"면서 "어린이 수십만 명을 포함해 수많은 민간인이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기근과 질병에 노출돼 있다. 이 같은 민간인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완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인도적 접근을 보장할 것을 계속 요청한다"고 지적했다.

극우 성향 스모트리히 장관은 유대인 정착민 지도자 출신으로,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또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평화 체제를 정착하기 위해 서로의 공존을 인정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오슬로협정에서 탈퇴해야 한다며 요르단강 서안지구가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 일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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