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일선 학교에서 지역 제품 구매를 외면하고 있으며 교육당국도 지역 제품 권장 의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경북교육청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8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전자칠판의 경우 지역 한 업체의 제품 단가는 최하 560만원, 최고사양 제품은 700만원에 이르는 반면 전국 유명업체의 최하 단가는 440만원, 최고 사양 제품도 473만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전국 업체는 지역업체에 없는 성증인증, 품질보증조달물품 등 4~5개의 각종 인증을 가지고 있고 회사 경력이 오래돼 사후관리도 안심을 할 수 있어 교사들의 선호도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교육청은 설명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교육청 차원에서 지역 업체에 일정 점수 이상을 주도록 권장하고 있다는 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경북교육청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럴 경우 당장 불공정 행위로 지적을 받게 된다"며 "다른 교육청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은 양식의 문서가 돌고 있는 것은 어느 학교나 업체가 참고하고자 만든 것이 온라인에서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산의 한 초등학교가 전자칠판 구매 공고를 하면서 지역업체에게 가점을 줄 수 있도록 한 항목에 '시 소재'로 국한한 데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 학교의 공고에 따르면 도내 어떤 업체도 경산시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가점을 받을 수 없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학교의 '종합평가서'에는 지역업체에 가점을 줄 수 있는 항목이 아예 없다는 점도 문제"라며 "학교 실무자들이 아직도 지역 제품 우선 구매 방식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업체의 이 같은 불리함에도 지역 한 업체는 "학교에서 제품 비교 시연을 한 결과 선정됐다"며 "그러나 학교단위로 구매를 하지 않고 지역교육청 단위로 대량 구매해 입찰 단가를 낮추고, 제품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그 앞에서 비교 시연을 하는 것이 예산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고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업체가 너무 많아 실무자들이 외부로부터의 압박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학교 단위 구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에서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경북교육청의 '지역 제품 우선 구매' 독려에도 도내 41개 학교에서 전자칠판을 구매하면서 지역 업체 제품을 고른 학교는 11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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