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법원, 극우 폭동 가담자 신속 재판…첫 판결서 '징역 3년'

기사등록 2024/08/08 11:18:15

法, 폭동 일주일 만에 처음 판결까지 마쳐

시위 가담 혐의로 3년형…첫 옥살이 사례

다른 두 명도 각각 징역 20개월·30개월형

[블랙풀=AP/뉴시스]영국 법원이 극우 폭동 시위 발생 일주일께 만에 가담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사진은 7일(현지시각) 영국 블랙풀에서 경찰관들이 반이민·반이슬람교도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는 모습. 2024.08.08.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영국 법원이 극우 폭동 시위 발생 일주일께 만에 가담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 법원은 7일(현지시각) 데릭 드러먼드에게 머지사이드 사우스포트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동시에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에는 징역 2개월형을 내렸다.

이는 영국에서 일어난 폭동 시위에 가담한 인물이 처음 징역형을 받은 사례다.

그 뒤로 영국 법원은 데클런 게이런에게 머지사이드 리버풀에서 경찰 밴에 불을 지른 혐의와 악의적 의사소통 혐의를 더해 징역 30개월형을 선고했다.

리엄 라일리는 폭력 시위에 가담한 혐의와 인종주의적 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징역 20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조너선 이건 영국 왕립검찰청 검사는 리버풀 법원에서 나와 취재진에게 "이 남성은 사법 정의를 피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했다"면서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어리석게도 폭력을 선택한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더햄=AP/뉴시스] 4일(현지시각) 영국 로더햄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호텔 밖에서 시위대가 반이민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 호텔은 과거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해서 비판받은 바 있다. 반이민 시위는 지난달 29일 사우스포트에서 어린이 3명을 살해한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가 무슬림 난민 신청자라는 허위 사실이 확산하면서 영국 전역에서 격화하고 있다. 2024.08.05.

이건 검사는 "폭력, 폭동, 공격은 이 나라에서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검사 수백 명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폭동에 가담한 사람은 어떠한 이유로든 신속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같은 법원 판결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거리나 온라인에서 폭력적인 무질서를 조장하면 법의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취하는 신속한 조치"라고 박수를 보냈다.

전날 스타머 총리는 "이번 주말 전에 실질적인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직접적으로나 온라인으로나 모든 관련자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일주일 안에 처분을 받게 되고 누구도 이 같은 무질서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영국 왕립검찰청은 폭동과 관련해 가담자 20명을 추가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폭력 시위와 관련해 기소된 인원은 모두 140명이 넘는다.

소요 행위로 인해 현재까지 보고된 체포자 수만 해도 420명이 넘는다.

사흘 전 시위를 예고한 군중이 이날 이민자 임시 수용 시설로 사용되는 사우스요크셔 로더럼과 스태퍼드셔 탬워스 소재 호텔 창문을 깨부수고 불을 지르는 등 폭력 행위를 일삼았다. 노스요크셔 미들즈브러에서는 폭도가 이민자 거주지를 찾아 위력을 행사했고, 그레이터멘체스터 볼턴에서는 반(反)이슬람교 시위대와 이슬람교도 사이 마찰이 빚어졌다.
[월섬스토=AP/뉴시스] 7일(현지시각) 영국 월섬스토에 반이민·반무슬림 극우 시위에 반대하는 맞불 시위대가 모여 있다. 지난달 29일 어린이 댄스 수업 교실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으로 어린이 3명이 살해되고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허위 정보가 확산한 이후 극우 폭력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반극우 맞불 시위까지 열리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024.08.08.

폭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영국 경찰 사상자도 수십 명이 나왔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영국 전역은 폭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화선이 된 것은 거짓 정보의 확산이다.

지난달 29일 머지사이드 사우스포트의 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가 시리아 출신 이슬람교도 불법체류자라는 근거 없는 정보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폭동이 시작했다.

소요 행위는 수도 런던을 비롯해 리버풀, 노팅엄셔 노팅엄, 스태퍼드셔 스토크온트랜트, 이스트라이딩요크셔 킹스턴어폰헐,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등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이는 이슬람교도와 이민자를 겨냥한 폭력 행위로 연결됐다.

영국 사법부는 거짓 정보를 정정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미성년자인 용의자 신원을 공개했다. 영국 법원에 따르면 살인 사건 용의자는 기독교도 르완다인 부모를 둔 영국 웨일스 태생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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