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심, 예선에서 종아리 불편함 느끼는 모습 포착
탬베리, 대회 사흘 전 신장 문제로 병원행
우승 후보 해리슨은 공동 19위로 예선서 탈락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우상혁(용인시청)의 경쟁자이자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공동 금메달을 따냈던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불안한 첫발을 뗐다.
바르심과 탬베리는 도쿄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낸 선수들이다.
이들은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 번의 실패 없이 2m37을 넘었다. 이후 2m39에 도전했지만 나란히 넘지 못했고, 한 명이 실패할 때까지 겨루는 점프 오프(연장)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바르심이 점프 오프 대신 공동 금메달을 제안했고, 이들은 더 이상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 않고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걸었다. 육상 공동 금메달은 1912 스톡홀름 올림픽 이후 109년 만이었다.
이제 이들은 파리에서 다시 타이틀 방어를 놓고 다시 만났다.
바르심과 탬베리는 7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참가했다.
그러나 둘 다 시작이 좋지 않다.
'현역 최고 점퍼'로 꼽히는 바르심은 올해 부상 등으로 자신의 기량을 모두 펼치지 못했다. 시즌 최고 기록도 2m31에 그친다. 개인 최고 기록인 2m43과 차이가 크다.
설상가상 이날 예선에서는 종아리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바르심은 2m15부터 시작해 2m20, 2m24 모두 1차 시기에 넘었지만, 2m27 1차 시기에서 도약하려다 왼쪽 종아리를 잡고 주저 앉았다.
탬베리가 이를 발견하곤 곧바로 달려와 바르심을 살피기도 했다. 급하게 치료를 받은 바르심은 2m27를 2차 시기에 넘었지만 다시 종아리를 부여잡아 몸 상태에 물음표를 남겼다.
탬베리는 예선을 사흘 앞두고 병원 신세를 지는 등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그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바에 따르면 신장 문제를 겪었고, 열은 38.8도까지 올랐다.
대회 출전에 대한 의지를 보였던 그는 이날 2m27에 세 차례 시도해 모두 실패했지만, 2m24를 기록하고 예선은 통과했다.
31명이 예선에 나선 가운데 바르심이 공동 3위, 탬베리가 공동 6위로 결선에 올랐다.
도쿄 대회를 지배했던 바르심과 탬베리의 몸 상태는 경쟁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이는 금메달에 도전하는 우상혁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다.
우상혁은 이날 예선에서 2m27을 기록하고 바르심과 함께 공동 3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2020 도쿄 올림픽 4위에 자리했던 우상혁은 이로써 한국 육상 트랙&필드에서 처음으로 2회 연속 올림픽 결선 진출 기록을 썼다.
우상혁이 결선에서 메달을 따도 한국 트랙&필드 최초 기록이 된다.
한국 육상이 그간 올림픽에서 수확한 메달은 1992 바르셀로나 대회 황영조의 금메달, 1996 애틀랜타 대회 이봉주의 은메달뿐이다. 이들은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입상했다.
트랙&필드에선 도쿄 대회 우상혁의 4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한편, 이번 대회 또 다른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저본 해리슨(미국)은 2m20에 그쳐, 공동 19위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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