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선수 '셀카 외교', 스포츠정신 빛난 순간 꼽혀[파리 2024]

기사등록 2024/08/07 17:35:35 최종수정 2024/08/07 17:46:06
[파리=뉴시스] 김진아 기자 = 임종훈과 신유빈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리정식-김금용과 삼성 Z 플립6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3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한국 대표팀과 북한 탁구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이 2024 파리올림픽 '최고의 스포츠맨십' 명장면으로 꼽혔다.

5일(현지시각) 미국 피플지는 파리올림픽에서 펼쳐진 최고의 스포츠맨십이 드러나는 순간 12개를 선정했다.

이중 대회 탁구 혼합복식 시상대에서 남북 선수들이 함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은 순간이 6위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대회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신유빈(대한항공), 임종훈(한국거래소)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의 리정식, 김금용 선수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은 시상식이 끝난 후 금메달을 딴 중국 선수들과 함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었다.

이에 대해 피플지는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이를 '셀피 외교'라고 부르며 최근 몇 달간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나온 장면이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도 "경계를 허무는 듯한 희귀한 만남이었다"며 "평양의 지도부는 아직 전쟁 중인 두 나라가 짧게나마 단결했던 이 순간을 예상했거나 좋아했을까"라고 했다.
[파리=AP/뉴시스] '2024 파리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은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왼쪽)와 동메달리스트 조던 차일스(오른쪽)이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시상식에서 금메달리스트 레베카 안드라데를 위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4.08.05.

스포츠맨십이 빛나는 순간 1위로 꼽힌 건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시상식이었다.

미국의 '체조 전설' 시몬 바일스는 유력한 5관왕 후보였다. 이미 개인종합·단체전·도마 3관왕을 기록한 바일스는 자신의 주 종목인 마루운동 경기에 출전했는데, 큰 실수로 14.133점에 그쳐 은메달에 머물렀다.

금메달은 바일스보다 0.033점 더 높은 점수를 받은 브라질의 레베카 안드라드가 차지했다.

하지만 바일스와 동메달을 딴 조던 차일스(미국)은 안드라드가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양옆에서 무릎을 꿇고 두 팔을 앞으로 뻗어 '축하 세리머니'를 펼쳤다.

바일스는 "시상대를 아프리카계가 차지한 것은 우리에겐 너무 감동적이었다"라며 "조던이 '우리가 레베카에게 절할까'라고 제안해 내가 '당연하지'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2위는 여자 럭비 시상식 장면이었다.

피플지는 "메달을 딴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등 각국 여자 럭비 대표팀이 지난달 30일에 단체 사진을 찍으며 서로 어울렸다"며 " 이 사진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결국에는 모두 친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3위는 일본의 체조선수 하시모토 다이키가 금메달 경쟁을 벌이던 장보잉(중국)의 순서가 되자 관중석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는 동작을 한 장면이었다.

다이키는 지난달 29일 남자 기계체조 개인 종합 결승전에서 관중석을 향해 입을 손가락으로 가리는 손짓을 하며 관중들에게 조용히 할 것을 요청했다. 2020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다이키는 이날 아쉽게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4위는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자신을 추월해 금메달을 딴 알렉스이(영국)를 축하하는 헤이든 와일드(뉴질랜드)의 모습이 꼽혔다.

와일드는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사랑한다 친구. (너는) 올림픽 챔피언 자격이 있어"라고 남겨 감동을 더 했다.

이 밖에도 5위로는 노바크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이 60번째 맞대결을 치른 대회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 경기가 꼽혔다.

7위에는 바일스와 안드라드가 포옹하는 장면, 8위로는 수영 2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뉴질랜드 선수가 은메달리스트인 자국 동료를 금메달 시상대로 초대한 장면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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