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니예 암살 직후 美통보…美는 '격노'" WP

기사등록 2024/08/07 13:32:23 최종수정 2024/08/07 16:30:52

"이전에도 헤즈볼라 공습 등으로 바이든 격노하게 해"

[월링퍼드·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4.08.07.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이란에서 벌어진 하마스 일인자 암살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미국에 자신들 소행임을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각)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 "하니예 암살에 관해 답변을 거부하는 이스라엘이 (암살) 이후 즉각 그들 소행이라고 미국에 알렸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란에서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에 머물던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으로서는 굴욕이다.

현재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이는 이스라엘이 즉각 의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란과 하마스의 지목에도 이스라엘은 하니예 암살이 그들 소행인지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들은 이번 하니예 암살이 미국이 공들여 온 가자 지구에서의 휴전 협상에 중대한 차질을 빚으리라고 본다. 당국자들은 이 사건에 놀란 것은 물론 격노했다고 한다.

WP는 다수의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은 (이전에도) 헤즈볼라와 이란 사령관을 상대로 대미 사전 통보 없이 공습을 가해 바이든 대통령 및 당국자를 격분하게 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니예 암살 직후인 지난 1일 통화하며 격한 설전을 벌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전역으로의 갈등 확산을 막으려 분투하고 있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WP는 아울러 작금의 사태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한계를 보여준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누구도 이 갈등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라며 "(중동)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강력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이란에도 이런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WP는 "향후 예상되는 (이란의) 반격을 미국의 아랍 동맹국이 얼마나 저지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라고 했다. 미국이 네타냐후 정부의 갈등 조장을 만류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상황이 녹록잖은 가운데,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날 요르단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가 전후 가자 평화유지군에 전력을 보태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수개월을 공들인 미국의 중동 해법 실현이 점차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다만 TOI에 따르면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는 가자 평화유지군 파병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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