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력수요 여름철 최고에…전기료 우려
누진 요금제 완화, 한전 실적 등 검토할 듯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이달 초 폭염에 전력수요가 역대 수준을 경신하면서 서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가 올해 여름 한시적으로 누진 요금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7일 정치권과 에너지 당국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7~8월 여름철에 한시적으로 누진 요금제를 조정하는 방안을 포함 다각도로 검토한다.
앞서 국회에서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논의를 예고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국민들의 피해가 심하다"며 "폭염에 대한 피해도 취약층과 다른계층 사이에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 전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당정이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폭염과 열대아가 이어지면서 올 여름 전력수요는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지난 5일 오후 5시 역대 여름철 최대 전력인 93.8GW(기가와트)를 기록했다.
당초 산업부는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서 올해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가 8월 둘째주 평일일 것으로 것으로 예측했다. 오후 5시께 92.3GW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를 단숨에 넘어선 것이다. 소나기가 내리면서 기온이 한풀 꺾여 전력수요는 안정세를 찾았지만, 제주에서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제주 전력수요는 지난 5일 오후 2시 1118㎿(메가와트)까지 올랐다. 이는 종전 기록인 이달 2일 1169.5㎿보다 8.5㎿(0.73%) 높은 수치다. 제주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5일 연속 최대 전력수요를 경신하다, 지난달 24일 역대 최대치도 넘어섰다. 앞선 최대 기록은 2022년 8월11일에 나왔다.
벌써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자 폭염 대책의 일환으로 누진 요금제를 한 달 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취재진에게 누진제 완화와 관련 "정부에서 하계 특별요금 구간을 조정 중이다. 관계부처와 협의해 전기료 누진제를 완화할 수 있는 추가 방안이 있을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기요금은 7~8월 여름철에 한해 완화된 누진제가 적용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해당 기간에 누진 구간별 사용량을 1단계는 100kWh(킬로와트시), 2단계는 50kWh씩 확대 시행하고 있다.
앞서 한전은 지난 2015년 한시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을 대상으로 누진제 구간을 축소한 적 있다. 그 해 여름철(7~8월) 누진 구간 4단계 사용량을 3단계의 요금을 적용했다. 이듬해에도 사용량을 단계 별 50kWh씩 한 단계 낮게 적용했다. 2016년 12월에는 상시적으로 누진 구간을 6단계(11.7배)에서 3단계(3배)로 조정, 2018년에도 단계 별 100kWh씩 낮춘 바 있다.
다만 올해에도 이전처럼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를 조정할 지는 한전 실적에 달렸다. 오는 8일 한전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여전히 40조원이 넘는 누적 적자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전은 오는 4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연말께 회사채 발행도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며 "폭염에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줄 방안이 있을지, (한전 등 상황에서) 적용이 가능할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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