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과거'는 인재를 육성하고 선발할 백년지대계의 기둥으로 설계된 조선 최고의 제도 중 하나였다.
동시에 욕망이 들끓는 입신양명의 최전선으로 오늘날과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책 '조선, 시험지옥에 빠지다'는 입시 왕국 조선의 색다른 면모를 살폈다.
책에는 일타 강사가 즐비했던 사교육 시장, 입시 정보를 구하느라 발품을 팔았던 부모들의 노력과 기상천외한 부정행위 등이 담겼다.
저자 이한은 조선왕조실록 등 조정의 공식 기록부터 이황의 편지나 정약용의 문집 같은 개인 기록 등의 사료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저자는 "당시 조선에서도 수많은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뤘으며 유력 가문들은 이름난 학자를 과외 선생으로 모시고자 혈안이었다"며 "장수생과 체벌은 그때도 사회문제였고 시험장에서는 온갖 부정행위가 시도됐다"고 전한다.
"이윤경에 따르면 조선 사람들도 아이에게 힘든 공부를 시키며 '지금 고생하면 남은 인생은 편하게 살 수 있다'라고 속삭였다. 왜 공부하는가. 출세하기 위해서다! 과거에 급제해 높은 관직에 올라 부와 명예, 권력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다! 교육관이 이러하니, 누군가가 도덕이나 정의 같은 입 바른 소리를 하면 잘난 척한다고 비웃어 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상황이다."(19~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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