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고, 대선 경쟁서 절제 못하고 제대로 된 메시지 못 내
트럼프 인신공격만 계속해 공화당 지도자들 '멘붕' 상태
경합 주의 인기 높은 공화당 주지사들 공격하며 자살골도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퍼붓는 인신공격에 대해 공화당 지도자들이 “공개 멘붕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미국의 폴리티코(POLITICO)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가 5일 전 세계 증시 폭락을 “카멀라 폭락(Kamala Crash)”이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공화당은 트럼프가 경제 메시지에 더 집중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트럼프의 일탈이 계속됐다. 지난 주 해리스 후보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고 주요 방송사 기자들이 해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트럼프는 이날 실시간 동영상 방송에 출연해 카멀라의 “정체를 모르겠다. 기분이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해리스가 “지능이 낮은 멍청이”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칭찬하고 지지도가 높은 경합 주 주지사를 공격하는 등 마구잡이 유세를 선보인 트럼프에 공화당이 허둥대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 출신인 매튜 발렛은 “공개적 멘붕이라고 할 만한 일이다. 공화당 예비 경선에서 쉽게 승리하고 첫 대선토론회에서 사실상 대선은 끝났다는 평가를 받던 사람이 치열한 대선 경쟁에 맞닥트리자 절제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메시지를 내지 못한다. 후보와 캠프가 완전히 따로 논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상하원 의원 선거 패배를 맞봤던 공화당은 트럼프의 마구잡이식 행보로 상하원을 민주당에 내줄 것으로 우려한다. 그러나 해리스 후보의 선거자금 모금이 트럼프를 압도하고 일부 경합 지역에서 선전하면서 트럼프의 분통 터트리기가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익명의 공화당 전국위원회 전략가는 “민주당이 카멀라 해리스를 여성 오바마가 아닌 (백악관 드라마 빕(Veep))의 여주인공 셀리나 메이어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트럼프가 경합주의 인기 높은 주지사를 공격하고 해리스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으며 그의 러닝메이트인 밴스의 고양이맘 발언으로 매일같이 해리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주말 인기 높은 조지아주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 브라이언 캠프를 “나쁜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러자 조지아주 공화당 지도자 존 왓슨이 “브라이언 켐프와 그의 가족을 공격하는 건 엄청난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경합 주 유권자들 지지는 인신공격이 아닌 정책 비교를 통해 이끌어낼 수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공화당 동료를 비난하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화당 인사들은 비공개적으로 투덜거릴 뿐 공개적으로 맞대응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화당 내 우려가 한층 더 컸고 일부 공화당 인사들이 트럼프가 보다 절제해주길 바란다.
트럼프가 공격한 주지사가 켐프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는 지난 2일에도 빌 리 테네시 주지사 공화당 주지사협회장을 “겉만 공화당(RINO)”라고 공격했다. 리 주지사가 몇 달 전 공화당 테네시 주 상원의원을 지지했으나 자신은 경쟁자를 지지했다면서다. 리 주지사는 일치감치 트럼프를 지지해온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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