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번 테스트"…침대 1위 시몬스 팩토리움 가보니[르포]

기사등록 2024/08/06 07:00:00 최종수정 2024/08/06 13:45:05

R&D·생산 집결지 '시몬스 팩토리움' 방문

1936개 실험 거쳐…3대 안전 키워드 달성

"바나듐 접목…사실상 반영구 제품 탄생"

[이천=뉴시스] 김승연 시몬스 수면연구 R&D센터 연구원이 지난 1일 수면연구 R&D센터에서 '수직 하중 시험기'를 통해 매트리스의 내구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2024.08.06. (사진=권안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천=뉴시스]권안나 기자 = "하루종일 20만번 이상 바나듐 포켓스프링을 위아래로 반복 압축하는 내구성 테스트를 했는데 두달까지도 끄덕없었습니다. 1000만번 이상의 테스트를 견뎌냈기에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죠."(시몬스 관계자)

국내 최초 난연 매트리스 생산 등 '품질 경영'으로 유명한 시몬스 침대가 또 한번 일을 냈다. 매트리스의 핵심 기술 집약체인 포켓스프링에 항공 엔지니어링에 주로 쓰이는 '바나듐' 소재까지 접목시킨 것. 이로써 바나듐이 적용된 시몬스의 대표 브랜드 '뷰티레스트' 라인은 기존보다 내구성이 월등히 향상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탄생했다는 게 시몬스 측의 설명이다.

지난 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시몬스 팩토리움의 수면연구 R&D센터에는 누워있는 사람을 연상케하는 140㎏의 거대한 롤러가 매트리스 위에 사정없이 굴려지고 있었다.

6각 원통형의 해당 롤러는 매트리스 완성품 위를 분당 15회의 속도로 10만번 이상 구른다. 이를 통해 매트리스 원단의 훼손과 내장재 줄음률, 스프링의 휘어짐 및 끊어짐 등을 관찰한다.

이는 한국산업표준(KS) 기준 뿐만 아니라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규격까지 충족하는 실험이다. 실제로 처음 전시 공간에 들어섰을 때 4만1403번째 롤링 횟수가 모니터에 표기돼 있었고, 전시 공간을 한바퀴 돌고 난 약 13분 뒤에는 4만1665회째 롤링이 진행되고 있었다.

시몬스 수면연구 R&D센터에서는 이 처럼 국내 인증 기준치를 넘어서는 혹독한 환경의 각종 테스트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시몬스가 특허를 받은 낙하 충격 측정기, 매트리스 진동 시험기 등이 대표적이다.

낙하 충격 측정기에는 시몬스의 포켓스프링이 있는 표면과 일반 그물망 2가지 표본 위에 시몬스의 유명 광고 문구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과 함께 떠오르는 볼링핀들이 놓여있다. 이 2가지 표본으로부터 100㎝ 높이에서 볼링공을 낙하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쾅' 하는 소음과 함께 볼링공이 떨어지자 포켓스프링 위의 볼링핀들은 흔들림 없이 그대로 서있었지만, 그물망 위의 볼링핀은 가차없이 튕겨져 나갔다. 해당 실험을 통해 반발 높이 및 스프링의 흔들림 정도, 진동 확산 여부를 자동 센서로 측정한다.

몇 발자국 더 나아가니 센서를 부착하고 누워있는 마네킹 옆으로 롤러를 굴리면서 미세진동을 측정하는 매트리스 진동 시험기가 있었다. 수면 시 옆사람의 뒤척임이 얼마나 전해져오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다.
 
또 세계 최초 매트리스 연구 전용 써멀 마네킹과 항온·항습 테스트 챔버를 활용한 인공기후실도 있었다. 온도·기류·습도 등을 조절하는 챔버 위에 부위별 피부온도를 측정하는 33개의 센서가 부착된 마네킹을 통해 최상의 통기성을 구현하는 내장재와 소재 조합을 찾아내는 실험을 진행중이었다.

일반에 공개되는 2층 전시관 외에 별도로 마련된 1층 전시 공간에서는 라돈·토론 측정과 수직 하중 시험기, 스프링 내구성 시험기 등 각종 안전 관련 테스트가 진행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환경부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생산까지 침대업계의 3가지 안전 키워드를 모두 달성한 시몬스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라돈·토론 측정실에는 방사능 물질에 대한 규제 기준이 마련되기 전 민간 기업 최초로 라돈∙토론을 측정하는 분석기기를 구비했다. 이곳에서는 '한국표준협회'와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가 공동 개발한 라돈∙토론 시험 방법을 이용해 개별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라돈∙토론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한국표준협회에서 전 제품에 대한 안전 인증을 매년 받고 있지만 별도로 내부적으로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내장재에 대한 라돈∙토론 검사만 하고 끝나는 경우도 많은데 시몬스는 완제품을 챔버에 넣어서 한번 더 진행하면서 (소비자 안전에 대한) 이중 삼중 장치를 구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몬스의 제품 하나가 출시되기까지 시행되는 검사 항목은 원자재 준비, 선택부터 매트리스 생산 전 과정, 품질테스트·제품 검수 등 1936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놀랄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팩토리움의 외관부터 로비 공간, 전시 공간, 화장실 등 모든 공간에서 이어져 온 '청결'의 정수는 다름 아닌 생산라인에 있다는 점이다.

팩토리움 투어의 마지막 행선지인 2층 전망 타워에서 내려다 본 시몬스 생산라인은 가구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전자기기 생산 공장에 적용될 법한 쾌적한 공조 시스템을 구비한 덕분이다. 침대업체 가운데 이 정도 수준의 위생 수준을 갖춘 사례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설계 단계부터 층고를 높게 해 원자재 특유의 냄새도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게 했다.
 
'품질'을 내걸은 시몬스의 소비자 중심 경영은 고객 친화적인 마케팅 활동과도 이어진다. 팩토리움과 함께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가 그 예다. 시몬스 테라스에는 침대의 역사를 다룬 뮤지엄부터 카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기술 체험공간 '매트리스 랩', 식료품 편집숍 '퍼블릭 마켓' 등이 있다. 시몬스는 해당 숍에 입점한 지역 연계 업체들에게 임대료도 받지 않는다.

팩토리움을 방문한 소비자들도 이 같은 '시몬스의 진심'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시몬스 테라스를 방문한 이천 거주 최 모씨(30세·남)는 "이천의 볼거리라고 하면 도자기 다음으로 나오는 게 시몬스여서 데이트할 겸 방문했다. 이색적인 공간을 보며 시몬스의 브랜드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롤링 테스트를 보니) 뒤척이면서 자고 있는 제 모습 같기도 하다 생각했는데 저렇게까지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한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시몬스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천=뉴시스] 지난 1일 경기도 이천 시몬스테라스를 방문한 소비자들이 매트리스 제품을 체험하고 수면에 대한 상담을 받고 있다. 2024.08.06. (사진=권안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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