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동아리 회장 등 6명 기소…단순 투약자는 기소 유예
고급 호텔, 파인 다이닝 이용 홍보로 동아리 몸집 불려
수도권 13개 대학서 범행…서울대 등 명문대생도 포함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수백명의 대학생이 가입한 연합 동아리를 조직해 마약을 유통·투약한 대학생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은 연합동아리 회장 30대 A씨를 마약류관리법위반(향정, 대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A씨와 함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향정, 대마)를 받는 동아리 임원·회원 5명 중 3명은 구속 상태,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단순투약 대학생 8명은 전력과 중독 여부,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2월부터 1년 동안 동아리에서 만나 마약을 구매해 수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회장 A씨는 동아리에서 만난 여자친구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와 마약 매수·투약 사실을 신고하려던 가상화폐 세탁업자를 허위 고소한 혐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2021년 친목 목적 동아리를 결성해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아리에 가입하면 고급 외제차·호텔·뮤직페스티벌 등을 무료·저가로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는 마약 판매수익으로 고급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호화 파티를 열고 이를 통해 단기간에 300명의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 동아리 회원 중엔 서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재학생, 의대·약대 재입학 준비생, 법학전문대학 진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참여율이 높은 회원들과는 따로 만나 액상 대마를 권했고, 투약에 응한 이들은 MDMA·LSD·케타민·사일로시빈, 필로폰·합성 대마 등 다양한 마약을 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속칭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구매해 회원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팔아 수익을 챙긴 것으로도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지난 한 해 동안 1200만원의 가상화폐를 이용해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보고 그의 전자지갑을 동결하고 범죄수익을 박탈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마약 수사 대비 목적으로 A씨 등 9000여명이 가입한 텔레그램 대화방을 확인해 대검찰청과 함께 범죄집단 조직 및 활동 적용 등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별건의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던 A씨의 계좌 거래 내용에서 수상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해 수도권 13개 대학에서 이같은 범행 전모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에게 엄정한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대학생들이 맞춤형 재활·치료를 통해 마약중독을 이겨내고 사회에 신속하게 복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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