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6000억불 투자했는데 수익은 40억불"
탈엔비디아 움직임 가속화…AI 시장 '대변혁'
빅테크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AI 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매출과 수익은 언제 올릴 수 있을지 확답하기 힘든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 28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혀, 시장 예상치 286억8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최근 2분기 자본지출로 132억 달러를 썼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2억 달러를 8% 초과한 금액이다. 그만큼 생성형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에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구글 측 설명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최근 자신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에 테슬라 자금 50억달러(7조원) 투자 여부를 이사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더 신중하게 AI 투자에 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AI 투자 수백조원…수익은 10%도 안돼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업체인 세쿼이아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요 빅테크가 AI에 투자한 금액은 총 6000억 달러(약 820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이 AI로 번 수익은 40억 달러(5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미국 테크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올해 오픈AI가 최대 50억 달러(7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매출은 늘고 있지만, 생성형 AI 운영비가 워낙 많이 들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근 행사에서 "더 많은 조직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지만 투자 수익은 내지 못한다"며 "내년 말까지 생성형 AI 프로젝트의 최소 30%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AI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AI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노골적인 대중 반도체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으로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및 장비를 막은 데 이어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반도체 자립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제재를 뚫고 7나노 공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장착된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를 출시해 주목 받았다.
중국 일부에서는 수백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노력으로 올 여름 반도체 장비에서 기본적인 자립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까지 들린다.
◆탈엔비디아 움직임 가속화…AI 시장 '대변혁'
현재 엔비디아 중심의 AI 가속기 산업도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다양한 대체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언제, 어느 부문에서 거품이 발생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애플·AMD·인텔 등에서 핵심 칩 설계를 지휘하며 '반도체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는 최근 AI 가속기 신제품인 '웜홀'을 출시했다.
웜홀 성능은 엔비디아 주력 제품인 H100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가격이 2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며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할 '가성비' 제품으로 꼽힌다.
AMD는 최근 자체 개발한 MI300X AI칩을 출시하며 데이터센터 GPU 매출이 올해 45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역시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 GPU가 아닌 구글 AI 반도체인 TPU를 택하는 등 '탈엔비디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 GPU 가격이 시장에서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GPU는 현재 개당 최대 4만달러(5000만원)을 호가하며 시간당 사용료도 국내에서 1만7000원을 넘는다. 반면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구글 TPU는 시간당 사용료가 단돈 2달러(2750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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