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소속 병원 일반직 무급휴가 80일로 확대
한양학원, 한양증권 주식 팔아 의료원 지원 등에 활용
충남대·충북대병원, 매월 적자 쌓여 하반기도 차입경영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그동안 대학병원을 지탱해온 한 축인 전문의가 의정갈등으로 빠져나가면서 대학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병원은 무급휴가, 차입금을 늘리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의정갈등 장기화로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의료원은 소속 병원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이 포함된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급휴가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80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1일부터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이같이 조치했다. 연세의료원은 전공의 이탈로 인한 경영난으로 지난 3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40일간의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의료원측은 7개월째 이어진 의정갈등에 수술 건수가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뒤 회복되지 않자 무급휴직 기간을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양대병원도 사정은 좋지 않다. 한양학원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재단이 보유한 한양증권 주식 215만445주 중 151만4025주를 매각하는 내용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의 최대 주주다. 지분을 매각하면 한양학원의 지분율은 16.29%에서 4.99%로 줄어든다.
지난 9일 당시 한양학원은 주식 처분 사유에 대해 16년째 이어진 대학 등록금 동결과 의정 갈등 등을 언급했다. 이사회는 "글로벌 팬데믹 이후 지속되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법인·산하기관의 재정 운영에 커다란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학의 경우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원 또한 기존의 병원시설 노후와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최근 수년간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 설상가상 전공의 파업까지 겹쳐 의료원 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사회는 "수익용 기본재산(유가증권)인 한양증권 주식 일부를 처분해 법인 운영비를 비롯한 각급 학교 전출금, 의료원 지원금으로 사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방 국립대도 의정갈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피해가지 못했다.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은 지난 30일 임직원들에게 공지문을 통해 "전공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로 진료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대병원(본원)과 세종충남대병원(분원)은 모두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기준 충남대병원 자본금은 991억원이었지만 자본총계는 971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누적결손이 2000억원 이상으로 자본금 858억원을 잠식하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214억원에 달한다. 본원과 분원에서 각각 148억원과 220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차입금 500억원도 모두 소진했다.
충북대 병원은 하반기에도 차입금 경영을 이어간다. 충북대병원 측은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가 이탈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월평균 80억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했다. 의정 갈등이 5개월째 이어지면서 누적 손실액은 4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병상 가동률 및 수술 건수가 50% 이상 급감한 탓이다. 충북대병원은 상반기 2백억원에 이어 하반기에도 5백억원의 운영 자금을 차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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