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이스라엘 '레드라인' 넘어…전투 새 국면 진입"

기사등록 2024/08/02 02:38:50 최종수정 2024/08/02 07:26:54

나스랄라, 측근 슈크르 장례식서 하니예 암살 발언

"보복 공격 불가피해…하마스 지원 넘어 공개 전투"

"골란고원 공격 책임 없다…실수라면 인정했을 것"

[AP/뉴시스]친(親)이란 성향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1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을 향해 레드라인(허용 한계선)을 넘었다며 분노했다. 사진은 나스랄라가 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집회에서 영상을 통해 연설하는 모습. 2024.08.02.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친(親)이란 성향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1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을 향해 레드라인(허용 한계선)을 넘었다며 분노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알자지라, AFP 등 외신을 종합하면 나스랄라는 1일(현지시각) 오후 측근 푸아드 슈크르 장례식 TV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당한 것과 관련해 "당신(이스라엘)은 어떤 선을 넘었는지 모른다.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전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적과 적 배후에 있는 자는 우리의 불가피한 대응을 기다려야 한다"고 보복 공격을 시사했다.

또 일부 국가가 보복 공격을 감행하지 말거나 수용가능한 방식으로 수행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가 대응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헤즈볼라가 이미 팔레스타인 국민을 지원한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이제는 지원 단계를 넘어서 모든 전선에서 공개적인 전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휘관 중 한 명이 순교자가 되면 그는 신속하게 교체된다. 우리에게는 훌륭한 신세대 지휘관이 있다"고 언급했다.

나스랄라의 오른팔 격인 헤즈볼라 군사 고문인 슈크르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교외에서 숨을 거뒀다.
[테헤란=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인부들이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사진이 담긴 초대형 현수막을 벽에 설치하고 있다. 현수막에는 "가혹한 보복이 따를 것"이라고 쓰여 있다. 하니예는 지난달 30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했다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4.08.01.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열망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여기에 인질과 무기가 있다'고 말하며 항복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가자지구, 레바논, 예멘에서도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동시에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 지역 축구장을 향한 로켓 공격에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나스랄라는 "마즈달 샴스 축구장에서 벌어진 공격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면서 "헤즈볼라가 실수를 저지르고 민간인을 살해했다면 이를 인정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란고원에서 발생한 로켓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로켓 공격은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에서 공습을 가해 헤즈볼라의 무장대원 3명을 숨지게 한 지 몇 시간 만에 일어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를 헤즈볼라 소행으로 로켓을 레바논에서 발사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 전쟁 당시 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을 점령했고, 1981년에는 이를 합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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