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PC 고객 2배 증가…매출처 전환 본격화
HPC 매출 비중 확대, TSMC 추격 교두보
BSPDN 신기술, 공정 안정적 도입 관건
그동안 삼성전자는 TSMC와 파운드리 실적·점유율 격차를 보였는데, 삼성전자의 낮은 HPC 매출 비중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삼성전자가 HPC로 주 매출처를 전환한다면 TSMC 추격이 더 빨라질 수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는 5나노미터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HPC 고객 수가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HPC 고객 수 증가는 전체 파운드리 실적 개선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실적은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8년까지 HPC 고객 수는 4배, 매출은 9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HPC는 인공지능(AI)으로 고성능 연산을 하기 위한 컴퓨터로 고부가 반도체가 필요해 다른 매출처보다 수익성이 높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는 이유다.
당초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HPC보다 비교적 수익성이 낮은 모바일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HPC로의 매출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 비중은 모바일 54%, HPC 19%로 모바일이 3배 더 높다. 2028년 매출 비중 목표는 모바일 33%, HPC 32%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대 파운드리 경쟁사 TSMC는 HPC를 앞세워 2분기 매출 6735억 대만달러(28조52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이며 전년 동기 대비 40.1% 급증했다. TSMC의 2분기 HPC 매출 비중은 52%로 전 분기보다 6%포인트 늘었다. 삼성전자보다 HPC 매출 비중이 2.7배 더 많다. HPC 매출 비중에 따라 매출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부문 매출은 28조5600억원으로 2년 만에 TSMC를 추월했지만 TSMC와 직접 경쟁하는 파운드리 분야만 놓고 보면 아직 매출 격차가 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2분기 HPC 고객사 2배 확보를 계기로 향후 HPC 매출 비중을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HPC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여부가 당분간 전체 AI 칩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 포럼에서 공개한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안정적으로 HPC 공정에 도입하느냐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BSPDN은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해 칩 성능을 높인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HPC 고객사 확보에 이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HPC 고객 확보에 주력해 TSMC 추격에 나설 것"이라며 "HPC 매출 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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