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이 서울 아파트·새 차 사줬는데 복종해야 하나요"

기사등록 2024/08/01 00:20:00 최종수정 2024/08/01 07:47:11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신혼집과 자동차 등을 시댁에서 선물로 받은 30대 여성이 "시댁 지원을 받으면 복종해야 되냐"고 공개 질의해 온라인 상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여성 A씨는 지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댁과 결혼한 사실을 밝히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작성자 A씨는 "지난해 결혼한 30대 초·중반 신혼이다. 저는 7급 공무원이고 남편은 수의사로 개원 준비 중"이라며 "저희 친정은 시댁에 비해 형편이 좋지 않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이혼해서 아버지랑은 연 끊고 산지 오래됐고, 엄마가 외가 식구들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언니, 저랑 동생까지 세 자매를 키우셨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친정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다 대학 졸업까지 시키셨고 각자 밥벌이하고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살고 있다"며 "엄마 노후 대비는 돼 있지만 현재 살고 계신 아파트 한 채가 거의 전부라 결혼할 땐 3000만원 정도 지원해주셨고 저는 6년 공직 생활하며 모은 돈 8000만원 가량 혼수, 예단 등에 거의 썼다. 조금 남은 돈은 남편 개원할 때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댁은 아버님이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 후 중견기업 고문으로 계시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편이다. 남편 형이 한 명 있는데 외국에 살고 있다"며 "남편은 서울 토박이라 곧 죽어도 서울에 살기 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댁에서 서울 33평 아파트를 마련해 주셨고 제 차가 경차였는데 연식이 너무 오래 돼 신차도 뽑아주셨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일단 상황은 이런데, 제 고민은 시부모님께서 너무 많은 걸 바라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불만사항으로 총 8가지를 들었다. 먼저 "저는 무교인데 시부모님이 주말 아침마다 성당에 같이 가자고 한다. 그러면 최소 오전 7시 전에 일어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제사 1년에 5번 음식 하루 전에 와서 같이 하자', '2주에 한 번씩은 함께 식사하자', '경제적 지원해 줄 테니 아들·딸 상관없이 아이 둘은 낳았으면 좋겠다', '1년에 한 번 해외여행', '맞벌이니 집안일 나눠서 하되 육아는 제가 주로 했으면 좋겠다', '가족행사 참석', '딸이 없으니 어머니랑 가끔 쇼핑했으면 좋겠다' 등이다.

A씨는 "시부모님은 사실 정말 심성이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라면서도 "벌써 원하는 걸 은근히 드러내시며 부담을 주시는데 앞으로 수십 년을 어떻게 맞춰가며 살아갈까 싶더라. 친정 엄마한테도 못해 드린 걸 시댁에 해야 되나 싶어 죄송한 마음도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 속마음을 남편한테 말하니 '많이 도와주셨으니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냐', '혼자 가는 것도 아니고 나랑 같이 가는 건데 괜찮을 거다' (남편이) 그러더라"며 "지원받았으면 무조건 따르는 게 답일까"라고 누리꾼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다수 누리꾼들은 A씨에게 "간섭을 받기 싫으면 지원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복종은 아니지만 저 정도도 하기 싫으면 마포집은 포기해야 된다" "매주 성당 가는 것 빼고는 집 받고 차받고 했으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 그래야 남편과 트러블이 없다" "지원 안받아도 되니 안 뵙고 싶다해라" "진짜 양심 없다. 서울 시내 OO구 33평이면 20억인데 집이랑 새 차 받고 그 담부턴 신경 꺼달라고?" "저 정도면 복종 정도는 아니다. 반대안한 결혼에 감사는 하나"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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