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화마을, 처음엔 스타벅스로 유명세
아름다운 10만㎡ 규모 개방형 정원 입소문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 잘 사는 것'" 목표
빨간 화산송이가 깔린 폭포수 터널을 지나면 곧 정상으로 향하는 돌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몇 걸음 올랐을까. 금세 도착한 정상에서 사방에 펼쳐진 제주 오름을 감상하면, 과연 이곳을 '미니 한라산'이라고 부를 만 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제주 동화마을' 이야기다.
처음엔 이곳은 스타벅스로 유명세를 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벅스 리저브 전용 매장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앞다퉈 몰려왔다. 창문 밖 푸른 숲은 그저 커피 맛을 돋우는 흔하디흔한 풍경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차츰차츰 아름다운 정원으로 입소문이 났다.
◆제주 '신화' 품은 10만㎡ 규모의 개방형 정원
제주 동화마을은 제주의 자연과 신화를 주제로 21개 테마의 정원을 조성한 개방형 공원이다. 창업주 강동화 회장이 수십 년간 수집한 제주 자연석과 나무, 동자석이 정원 곳곳에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정원의 최대 강점은 제주다움을 간직한 풍경이다.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옛 제주 무덤을 지키던 '동자석'이 정겨운 모습으로 서 있다.
기백년 수령의 팽나무와 배롱나무, 조록나무도 정원의 깊이를 더한다. 만만치 않은 비용과 노력이 드는 작업이었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제주 정원을 완성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관광객들도 만족해 했다. 경기도에서 가족과 제주 여행을 온 김해영(44·여)씨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지루한 줄 모르고 정원 전체를 감상하게 됐다"며 "처음 보는 동자석이 무척 이색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양한 볼거리와 잘 꾸며진 정원임에도 무료 개방되고 있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경남에서 혼자 여행을 온 정세진(39·여)씨는 "유럽 수국이 너무 강렬해서 정원 곳곳을 산책하고 있다"면서 "이 만한 규모를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사실이 놀랍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주 동화마을 운영자인 고영민 대표는 "우리 정원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모두의 정원'"이라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저희 정원을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램 뿐"이라고 말했다.
정원과 시설 이용을 무료화해 가족과 친구, 연인 등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부담 없이 다시 찾고, 휴식하며 문화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제주 동화마을 안에는 관광객 편의시설도 다양하게 입점해 있다. 농·수·축·임산물과 제주특산물을 생산, 제조, 가공하는 제주의 토종기업, 제주 소상공인, 제주 청년창업기업, 제주 마을기업, 제주 사회적기업들이 협업하고 있다.
300평 규모의 시설 내 마트 안에는 공예품과 쥬얼리, 뷰티, 헬스 등 제주 관련 모든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제주형 관광마트인 '제스코관광마트'를 통해 제주의 모든 특산품과 관광상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 및 판매함으로써 제주의 소상공인들과 상생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제스코관광마트는 제주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경영체 40개 넘는 업체가 입점해 있다. 이들 업체들로 하여금 제주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제품을 관광객들에게 알리는 최적의 매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 흑돼지 전문 정육식당과 제주 향토음식점 등 제주 최고 수준의 음식점 및 휴게 음식점도 유치,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등 상생 마케팅을 꾸준히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고영민 대표는 "제주 동화마을의 목표는 지역 소상공인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함께 잘 사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업체도 중요하지만, 2년 3년 후를 내다보며 제주만의 콘텐츠를 녹여서 차근차근 성장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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