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떠나 훈련에 몰두…재능보다는 끈기"
대한민국 양궁 여자 단체전 올림픽 10연패 신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남수현(19·순천시청)의 어머니 고수진(44)씨는 29일 "남은 개인전은 욕심보다는 즐겼으면 한다"며 자신의 딸을 응원했다.
고씨는 단체전 결승전이 열렸던 지난 28일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전남 순천시 오천그린광장에서 양궁 여자 단체전 경기를 생중계로 시청했다.
활시위를 당기는 딸의 얼굴, 날아간 화살이 포물선을 그리다 과녁에 꽂히는 모습을 보며 기도의 기도를 이어갔다.
간절함은 이역만리 떨어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광장의 양궁 경기장에 닿았다.
손에 땀을 쥐는 슛오프 상황 속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의 기쁨은 12시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고씨는 딸을 키우며 겪어온 그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회고했다.
2014년 초등학교 3학년 체육수업 당시 활과 화살을 쥐며 호기심을 보였던 눈빛, 일찍이 승패를 떠나 훈련에 몰두할 줄 알았던 모습에서 '재능보다는 끈기'를 떠올렸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 진심으로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에 어머니로서 묵묵히 응원했을 뿐"이었다고 고씨는 말했다.
고씨는 피나는 노력의 꽃을 피운 딸이 남은 개인전을 그저 즐기고 오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고씨는 "양궁은 욕심을 내면 안되는 종목이다. 경기를 마친 딸도 비슷한 취지로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딸이 '못다 한 부분을 최대한 보완해 즐기고 오겠다'고 했는데 부모의 마음도 같다. 그저 꿈의 무대를 즐기고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수현은 순천 풍덕동 출신으로 순천 성남초, 풍덕중을 거쳐 올해 2월 순천여고를 졸업했다.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지난 25일 개최된 랭킹 라운드 단체전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입증했다.
남수현은 오는 31일 여자 개인 64강 엘리미네이션 라운드를 시작으로 개인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첫 상대는 여자 개인 63위를 기록한 이집트의 자나 알리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