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한 소비 심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션와이드뮤추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트잔치치는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축이 고갈되고, 저소득층의 신용한도 문제가 점점 더 커지고, 고용 시장이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대선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 전망이 약화된 영향을 받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6일 발표된 미시간대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6.4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에 대한 조사 책임자인 조앤 쉬는 "높은 물가는 특히 저소득층의 소비 심리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몇 유명 기업은 수요 감소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가전 제조업체 월풀(Whirlpool)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짐 피터스는 소비자들이 높은 물가에 지쳐 있으며, 냉장고나 세탁기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재량적 구매자들의 수요가 특히 약하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등 대형 체인 레스토랑에 감자를 공급하는 가장 큰 업체 중 하나인 램웨스턴은 최근 몇 달 동안 수요 감소가 가속화됐으며, 다음 회계연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솔루션의 수석 부사장인 맥스 고크만은 소비 심리 위축을 언급하며, 금융기관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치 지향적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전망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관계자들에 환영할만한 소식이 될 수 있다. 소비 지출이 둔화되면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오는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초 FT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기업이 팬데믹 기간 급격한 매출 급증을 보이면서 이익을 얻었으며, 소비자들이 다시 팬데믹 이전 추세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리사 쿡 연준 이사는 타깃, 월마트와 같은 매장에서 할인 판매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최근 몇 년 간의 높은 가격 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기업들은 최근 소비 심리와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노엘 월리스 콜게이트-팜올리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소비자들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전 세계적인 수요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선진 시장 전반의 다양한 소비자 부문에서 압력의 징후가 있다"면서도 "주스와 미네랄워터 같은 일부 더 비싼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회사는 모두 연간 실적 예측치를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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