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의대생 96%가 "접수 안 해"
의대협 "큰 변화 있는 것 같지 않아"
의대생 학부모 "누가 국시 치르나요"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26일 마감되는 의사 국가시험(국시) 접수에 의대생 대부분이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생은 학교를 졸업한 뒤 국시에 합격해야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인턴(전공의)이 된다. 응시율이 저조하다면 내년도 국내 신규 의사 배출은 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의대생 A씨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의대생 대부분이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도 안 냈다"며 "오늘이 마감인지도 몰랐다. 크게 관심 갖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애초에 시험을 치를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접수 일정조차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대생들도 A씨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관계자는 "(국시 접수와 관련된) 의대생들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면서도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의대협이 이달 초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2903명)의 95.52%(2773명)가 국시 응시원서 접수의 절차 중 하나인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대협 측의 말대로 '큰 변화가 없다'면 의대생 약 96%는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의 유인책에도 변함없이 국시 응시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매해 우리나라에서 약 3000명이 국시를 통과했던 것으로 계산한다면 올해는 이 숫자의 4%, 단 120명의 의사가 배출될 전망이다.
의대생 학부모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인 '의대생 학부모 모임(의학교)'에서도 국시 거부 움직임이 감지된다. '국시 등록 기간인데 아는 정보 있나요'라는 게시글에 회원들은 "누가 국시를 치르나요. 주변에 접수하는 사람이 없던데", "의대생이 원하는 건 제대로 공부해서 제대로 된 의사가 되는 것", "수업을 안 들었는데 어떻게 시험을 보겠나"라고 댓글을 달았다.
교육부는 안타깝다면서도 애초에 큰 기대는 없었다는 분위기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대응을 내놨는데 아쉬운 게 사실"이라며 다만 "수업에 복귀하는 학생이 워낙 적었기 때문에 갑자기 국시 접수율이 오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적은 숫자지만 그래도 수업을 듣고 시험에 응시하는 의대생들이 있다"며 "이 학생들을 위해 정부는 국시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추가 국시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25일 브리핑을 통해 "교육부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학생들이 많이 복귀한다면, 국시는 추가 실시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도 앞서 "4학년 학생들이 복귀해 남은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의료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2025학년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실시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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