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편으로 자금 능력이 크게 개선되는 만큼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도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유럽과 미국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는 것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530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1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영업손실 68억원)를 포함해 창사 이후 흑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긴 후, 내년 상반기에 합병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합병 후 두산로보틱스는 외형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가 인수 예정인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7조4757억원, 영업이익 1조647억원을 올린 알짜 회사다. 이에 따라 두산로보틱스가 아무리 적자를 내더라도 두산밥캣 영업이익이 유지되면 두산로보틱스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
하지만 업계는 두산로보틱스가 흑자 전환 이후 진정한 성장성을 보여줘야 두산밥캣을 둘러싼 논란이 끝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를 둘러싼 대외 환경은 녹록치 않다.
덴마크 유니버설 로봇의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두산로보틱스, 대만 테크맨 로봇, 일본 화낙, 일본 야스카와 등이 나머지 절반을 두고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고금리와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유럽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는 연 평균 33.4% 성장을 예상했지만, 경기 침체와 맞물려 시장 예상을 밑돌고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적극적인 M&A를 통해 기술력 점프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면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 대상 기업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는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향후 협동 로봇 발전에 활용될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진출한 기업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더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장 무인화와 자동화에 활용되는 기술을 가진 회사가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3400억원 중 이미 2200억원을 타법인증권 취득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합병을 앞둔 두산밥캣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조8109억원(1분기 기준)이다.
두산밥캣의 지명도를 활용한 영업 강화도 필요하다.
두 기업의 합병 이후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두산밥캣의 로고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 올려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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