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보조금 없다면 美 투자 재검토"…삼성전자도 가능할까?

기사등록 2024/07/23 11:23:29 최종수정 2024/07/23 12:16:52

SK하닉, 5.2조원 들여 美 첫 공장 건립…2028년 양산

삼성, 61조원 투자·9조원 보조금…1공장 외관 갖춰

[제주=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9일 제주에서 열린 제47회 대한상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4.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정책을 바꿀 경우 미국 투자 방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삼성전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는 반도체 등의 각종 보조금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후보의 미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더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미국 반도체 공장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하는 SK하이닉스와 이보다 11배 이상인 440억 달러(61조원)를 투자하는 삼성전자는 향후 미 보조금 정책에 대한 입장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받는 보조금만 64억 달러(9조원)에 달해 SK하이닉스보다 보조금 영향이 훨씬 큰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주말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대선 관련 반도체 보조금 변수 가능성에 대해 "지금 완전히 다 결정된 것도 아니고, 보조금을 안 준다면 우리도 완전히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인공지능(AI) 시장이 돌아가는 걸로 봐서 우리에게 큰 리스크가 있다고 보여지는 건 없다"며 "솔직히 상대적으로 미국 반도체에 대한 투자도 크지 않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4월 미국 내 첫번째 반도체 공장 부지로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을 선정하며 38억7000만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곳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공장을 만들어,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장 부지 선정과 함께 미국 정부에 반도체 보조금 신청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에 대한 미국 정부 보조금 규모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고, 공장 착공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4.07.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이미 첫번째 공장 외관 공사를 대부분 완료하고, 추가 공장 건립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정책을 뒤바꾼다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440억 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주 테일러시 일대에 반도체 공장 2곳과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로부터는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데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로 따지면 14.5%로 인텔(8.5%), TSMC(10.2%)보다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테일러 1공장에서 4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들어가며, 2공장은 2027년 완공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텍사스 공장 공사 진척이 상당히 이뤄졌고, 지역경제와도 밀접히 연관된 만큼 미국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보조금 정책의 근간을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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