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바이든 결정에 찬사…해리스 언급 안 해
측근 "공정한 원로 정치인 역할…많은 뜻 없다"
펠로시도 지지 선언 안 해…의원 과반 해리스 지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민주당 상하원 의원 과반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지만, 민주당 원로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발표한 직후 성명을 내 "(바이든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통령 중 한 명인 동시에 소중한 친구이자 협력자"라며 "그는 최고의 애국자"라고 찬사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민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시한 진정한 공직자의 역사적인 사례"라며 "미래 세대의 지도자가 잘 따라야 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린 앞으로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게 될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뛰어난 후보를 배출하는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엄청난 신뢰가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후보로 지지를 표명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공화당은 이를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근들은 이를 부정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내 계략보다 공정한 원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너무 많은 걸 읽지 말라고 했다. 해리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다른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측근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역할이 후보가 지명되면 신속하게 당을 통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 간 '앙금'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조용히 지지한 데 대해 여전히 서운함을 갖고 있다. 기회만 주어졌으면 트럼프를 이기고 자신이 당선될 수 있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었다.
2020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불출마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할 때도 불쾌해했다고 한다. 여기에 이번 사퇴 과정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며 일종의 무언의 압박을 행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철저하게 고립됐다고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캘리포니아)을 비롯해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아직 해리스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상하원 의원 과반수와 전국 민주당 주지사 약 절반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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