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이들 만나러 온다고 했는데"…보육원장이 전한 쯔양의 메시지

기사등록 2024/07/22 13:33:24 최종수정 2024/07/24 14:41:08

쯔양이 5년간 봉사활동한 부청하 상록보육원장 인터뷰

2009년5월 보육원과 첫 인연…방송 중단 때도 계속 후원

"잘 해주고 선물도 주니 아이들은 쯔양 좋아할 수 밖에"

"쯔양이 좋은일 많이 했는데 가슴 아파…빨리 회복했으면"

"일 잘 정리해서 최대한 빨리 찾아뵙겠다고 문자 보내와"


[서울=뉴시스] 구독자 1000만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전 남자친구로부터 수년간 폭행·협박·금품갈취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가운데 과거 그의 선행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 보육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민선 리포터 = "사건이 나고 혹시나 해서 내가 전화를 했어요. 그땐 안 받았어요. 그런데 12일 오후에 쯔양한테 문자가 왔어요. 일 잘 정리해서 보육원 원장님이랑 아이들 만나고 싶다고. 최대한 빨리 찾아뵙겠다고."

최근 전(前) 남자친구이자 소속사 대표로부터 수년간 폭행·협박·착취·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한 유튜버 쯔양은 이런 아픔 속에서도 꾸준히 선행을 실천해 왔다.

특히 서울 관악구 상록보육원을 지난 5년간 꾸준히 후원하고, 이곳에서 직접 봉사활동도 해온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유튜버 활동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9년 5월, 쯔양은 한 식당에서 먹방에 도전하고 기부를 공약한 것을 계기로 상록보육원을 처음 찾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5년간 이어졌다. 심지어 뒷광고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을 때도 후원을 중단하지 않았다. 지난 1월에는 떡과 식혜를 사 들고 찾아와 아이들을 만났고, 이달 초에는 원생들을 분식집으로 초청해 식사도 대접했다고 한다.

튜브가이드가 지난 19일 상록보육원에서 만난 부청하 원장은 쯔양이 이번 사건 직후에도 연락을 해와 조만간 다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부 원장은 "우리는 빨리 (쯔양이) 다시 먹방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사람이 고통을 받으면 내색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4년 동안 그렇게 지내면서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가 있을까."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쯔양이) 지금까지 한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도하고 응원하는 것밖에 없다.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상록보육원 부청하 원장과의 일문일답

[서울=뉴시스] 쯔양이 주기적으로 봉사했던 상록보육원의 원장 (사진=현장 촬영) 2024.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쯔양을 언제 처음 알게 되셨나요?

"한 남자분께 자기들이 여기 상록보육원에 기부할 수 있냐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한번 방문하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2019년 5월 18일, 토요일 2시에 방문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토요일에 출근해서 1시 50분에 보육원 앞으로 나갔더니 남자 한 분과 여자 한 분이 오더라고요. 여자분이 '쯔양'이라고 자기소개를 했어요."

-후원금은 어떻게 기부하게 됐나요?

"쯔양이 먹방 유튜버라서 어떤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간 내에 다 먹으면 200만원인가 300만원인가 받기로 했대요. 그리고 받은 돈은 보육원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대요. 나중에 다 먹는 데 실패하긴 했지만, 사장님이 그래도 좋은 일 한다고 100만원을 현금으로 주셨대요. 거기에 자기가 215만 7000원을 더해서 보육원에 증정했어요. 그때가 쯔양이 21살인가 22살이어서, 나이도 어린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방송 시청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걸 나눠드리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매달 한 번씩 와서 봉사할 수 있냐'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좋다고 답했더니 그 뒤부터 봉사자들 5명이랑 쯔양이 와줬어요."

-어떤 봉사활동을 했나요?

"우선 첫 달에는 봉사자 교육을 받은 후 도서실 정리, 식당 청소 등을 3~4시간 하고 갔어요. 그리고 쯔양이 먹방 유튜버다 보니 식당 관계자분이랑도 아는 사이라서 그다음달 부터는 셰프들을 데려와서 자장면, 떡볶이 등을 식당에서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먹였어요. 어떨 때는 아이들이랑 봉사자들과 함께 인천에 있는 수영장에 가서 수영하고, 어린이대공원 가서 놀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코로나19가 2020년도에 터졌을 때는 방문을 못 했어요. 그래도 매달 315만원의 후원금을 계속 보냈어요."

-쯔양이 뒷광고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을 때도 계속 후원을 했다고 하던데요. 사실인가요?

"네, 어느 날 쯔양이 뒷광고로 유튜브 그만둔다고 인터뷰하더라고요. 그걸 듣고 제가 아이들을 모아서 '쯔양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감사 편지를 쓰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42명의 아이들이 직접 감사 편지를 썼어요. 그걸 제가 우편으로 보냈죠. 그리고 4일 후에 쯔양에게 '편지 잘 받았다'고 전화가 왔어요. 저는 쯔양에게 '유튜브 그만뒀으니까 이제 후원 안 해도 된다'고 했죠. 그래도 쯔양은 계속 후원하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진짜로 4달 동안 100만원씩 총 400만원을 보내줬어요. 그러다 다시 방송하기 직전에는 직접 장난감을 자기 차에 싣고 와서 아이들에게 나눠줬어요. 그걸 우리가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기자님들이 그걸 보셔서 뉴스에도 나오고 그랬어요."

-이번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 계속 봉사 활동을 했나요?

"그렇죠. 코로나19 때도 아이들 졸업식에 꽃다발 보내주고, 코로나 끝나고 나서는 밤에 와서 아이들에게 선물 주고 그랬어요. 올해 1월에는 떡과 식혜를 들고 와서 식당에서 아이들과 파티도 했어요. 그리고 정원분식이라고 쯔양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는데, 작년에 아이들과 수영장에 놀러 갔다가 점심 먹으러 정원분식이 방문했더니 점장이 우리 왔다고 음식 다 대접하라고 해주셨어요. 그리고 올해도 7월 2일에 38명, 7월 5일에 40명이 갔는데 그날도 정원분식에서 점심을 대접하더라고요. 그래서 먹고 왔는데 11일에 사건이 터졌어요."
유튜버 쯔양이 지난 1월 서울 관악구 상록보육원을 방문해 원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출처 : 상록보육원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들과도 사이가 좋았나요?

"좋을 수밖에 없어요. 자기한테 잘 해주고 선물도 주고 하면 당연히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쯔양이 유명하다 해도 매번 보니까 굉장히 가깝게 느껴지죠. 아이들이 모니터에 계속 쯔양 검색하고…"

-그럼 아이들이 쯔양 방송을 많이 봤나요?

"많이 봤어요. 그래서 사건이 터져서 신문이랑 기사 많이 나왔을 때 내가 신문 기사를 붙였어요. 읽어보라고. 쯔양 하면 아이들이 좋아하죠. 크리스마스에 선물도 주고, 졸업식에 꽃도 주고, 친하잖아요. 지금까지 한 좋은 일들이 있어서 가슴 아프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도하고 응원하는 것밖에 없어요. 빨리 회복되길 바라고."

-보육원에서 쯔양 이야기가 많이 나오나요?

"네. 저희는 빨리 (쯔양이) 다시 먹방 하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사람이 고통을 받으면 내색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4년 동안 그렇게 지내면서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가 있을까. 그리고 기사도 많이 나왔는데 직접 이렇게 찾아와준 건 (튜브가이드가) 처음이에요. 다른 곳들은 다 쯔양 영상 확인해서 써줬더라고요."

-남자친구에 대해서는 모르셨던 거죠?

"전혀 몰랐어요. 처음에 같이 왔던 그 사람도 누군지 모르고요."

-사건 이후에 쯔양에게 따로 연락 온 적은 있었나요?

"사건이 난 뒤에 혹시나 해서 내가 전화를 했어요. 그런데 그땐 안 받았어요. 그런데 12일 오후에 쯔양한테 문자가 왔어요. 일 잘 정리해서 보육원 원장님이랑 아이들 만나고 싶다고. 최대한 빨리 찾아뵙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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