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소속 이리나 파리온 전 의원 르비우의 거리에서 총격
“러시아어 쓰면 우크라인 아니다”며 우크라이나어 사용 강조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우크라이나의 전직 국회의원이자 언어학자인 이리나 파리온(60)이 19일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신문은 르비우 주지사 막심 코지츠키의 말을 인용해 파리온이 총격 후 수시간 만에 숨졌다고 전했다.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장관은 이번 총격 사건은 암살 시도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남자가 19일 오후 7시 30분경 르비우 시의 거리에서 60세의 파리온에게 총격을 가하고 도망쳤다. 경찰은 공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체포에 나섰다.
파리온은 총격 후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혼수상태에 빠진 뒤 숨졌다. 코지츠키 주지사는 “의사들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리온을 구하지 못했다”고 텔레그램에 글을 올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사건을 보고 받고 “공격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완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온은 2005년 극우 정당인 스보보다(자유당)에 입당했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의회 의원을 지냈다. 그는 올해 6월에는 리비우 폴리테크닉대 우크라이나어학과 교수로 복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어 사용을 강조하며 러시아어를 쓰는 공무원을 비난했다. 지난해 11월 6일에는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어를 할 줄 알면 우크라이나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파리온의 발언과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의 메시지를 유출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언어 사용 비율은 우크라어가 67%로 많지만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러시아 사용 인구도 24%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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