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피해 겪은 당진전통시장상인, "도망갔다 왔다"

기사등록 2024/07/19 18:20:30 최종수정 2024/07/19 19:14:53

비교적 차분한 시장 상인들

"서울이 더 왔던데 여기보다. 서울이 더…"

[당진=뉴시스] 김덕진 기자=지난 18일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겪은 당진전통시장 주변 도로 한 쪽에 19일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다. 2024.07.19. spar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당진=뉴시스]김덕진 기자 = 전날 하루에만 160㎜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져 침수를 당한 당진전통시장은 19일 오전 9시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물폭탄을 맞은지 하루가 지나 물은 모두 빠졌지만 상가 주변 곳곳에선 침수피해의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당진천 당진3교 입구 쪽에서 바라본 시장은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들이 눈에 뗬다.

한 바퀴 둘러보니 한쪽에선 대여섯 명이 장화를 신고 목에 수건을 두른 채 연신 땀을 닦으며 물건을 나르고 있었다.

가까이 가 보니 침수피해로 박스가 젖은 상품들을 모두 밖으로 꺼내고 있었다.

상가 내부 바닥은 흙탕물로 범벅돼 있었지만 우선 급하게 젖은 상자를 옮기고 있었다.

그 사이 물건을 사러온 한 손님은 "아니 이게 뭔 난리야 이게"라고 내뱉고는 개의치 않고 상가 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봤다.

맞은편 가게에선 여주인이 내부 집기류를 밖으로 꺼내놓고 세제로 닦고 있었다.

피해가 어떤지를 묻자 그는 "앞뒤로 빗물이 들어와서 혼났다"며 "그래서 도망갔다 왔다"고  답했다.

[당진=뉴시스] 김덕진 기자=19일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겪은 당진전통시장 주변 한 상가에서 주인이 청소하다말고 손님을 맞고 있다.  2024.07.19. spar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시장 큰 길 사거리에선 대한적십자사 회원들이 여러 상가에서 수거한 물품 등을 한데 모아 청소하고 있었다.

길가에서 야채를 다듬고 있던 한 노점상 할머니(75)는 "어제는 비로 인해 장사를 못했다. 오히려 상가가 걱정이다"라며 "우리야 하루 접고 안하면 되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40년 넘게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다는 또 다른 할머니(70대)는 "그래도 20여년 전보다는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그때 여기는 다 묻혔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오히려 TV에서 봤다며 "서울이 더 왔던데 여기보다. 서울이 더…"라고 서울을 걱정했다.

당진시장상인회 관계자도 비슷한 시선을 보였다.

육현국 총무는 "피해는 옛날보다 많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비가 한 20분만 더 왔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다"며 "천만다행이다"라고 안도했다.

정제의 회장은 "1시간 반 정도 폭우가 내리니까 순식간에 물이 차오른 것 같다. 8시 반부터 하수구에서 물이 차 오르기 시작해 한 10시 반까지는 차올랐던 것 같다"며 "그러고 나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니까 더 차오르지 않고 슬슬 빠지기 시작했다. 11시 정도 넘어서는 도로가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정 회장은 생각보다 시장이 깨끗해 보인다는 질문에 "어제 많이 치웠다. 전기 누전으로 수족관이나 냉장고가 고장 나 상인들의 애를 태웠다"며 "그래도 장사하려면 어찌 됐든 빨리 고쳐야 하니 개인적으로 수리를 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침수피해와 관련해 당진천 물이 불어나면 시장 내 하수관이나 우수관 물이 천으로 빠지지 못하고 역류해 이런 일이 생긴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당진시에선 침수 약 80건 등 총 120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진=뉴시스] 김덕진 기자=19일 당진전통시장 내 길가에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모래 더미가 쌓여있다. 2024.07.19. spar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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