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부위 30여 차례 공격… 강도강간 등 전과도
검찰 "유기징역 선고되면 또 다른 피해자 생길 것"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골목으로 끌고 가 무차별 폭행해 전치 8주 상당의 상해를 입히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신헌기)는 19일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사람의 얼굴에 수 십차례에 걸쳐 물리력을 가하면 죽을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면서 "A씨도 사건 직후 지인에게 '자신의 얼굴과 신발에 피가 너무 많이 묻어 사람을 죽인 것 같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범행 당시 흉기도 소지하고 있었고, 피해자 손에는 흉기로 인한 상흔도 있었다. 20대 여성인 피해자는 평생 이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이는 한 명의 존엄한 인격체를 살해한 것과 맞먹는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A씨는 2008년에는 강도강간죄로 징역 7년을, 출소 이후 6개월 만에 편의점 2곳에서 강도짓을 벌여 징역 5년을 받았다. 이후에도 폭행 등 재차 범행을 저질러 징역형을 사는 등 A씨에게는 법질서 준수 의식을 기대할 수 없고, 폭력적인 성행이 농후해 재차 범행을 저지를 위험성이 크다"면서 "A씨에게 유기징역이 선고된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것이다. 특히 피해자도 A씨와 합의할 경우 이러한 사건이 재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합의를 거부했다. 죄에 상응하는 처벌로 법질서를 수호하고 더 이상의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 측은 "이 사건에 대해 인정하고 있고, 살인의 고의에 대해서만 부인하고 있다.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고 어떻게 자신이 피해자에게 범행을 저질렀는지도 기억을 못 한다"면서 "A씨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후 변론에서 A씨는 "죄송하다"고 짧게 말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선고 기일을 다음 달 13일로 지정했다.
앞서 A씨는 공황장애를 핑계로 법정에 3차례나 출석하지 않으며 재판이 연기됐었다. 재판부는 지난 16일 열린 공판에서 A씨의 구속 기한 만료일이 다가옴에 따라 A씨의 재판을 강행할 것이라고 엄포했고, 이날 A씨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A씨는 지난 2월6일 새벽 부산 서구의 한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던 B(20대·여)씨를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끌고 가 흉기로 협박해 물건을 훔치려고 했다. 이후 B씨가 반항하자 A씨는 B씨를 7분간 무차별 폭행한 뒤 휴대전화를 가로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B씨의 머리 부위를 축구공처럼 세게 차는 이른바 '사커킥'을 날렸고, 이로 인해 B씨는 턱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8주 상당의 상해를 입었다.
다행히 B씨는 근처를 지나던 행인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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