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재판
음주운전 후 도주하다 경찰관 6명 상해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늦은 밤 서울 도심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출동한 경찰차를 들이받고 달아나는 과정에서 경찰관 여러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전직 소방관 김모(40)씨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김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만 우울증세 등이 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19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열린 김씨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모욕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피고인은 음주단속을 피하려 경찰차를 충격하고 경찰관 다수에게 상해 피해를 입히는 등 범행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도 불량하다"며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며 반성의 기미가 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종범죄를 계속 추가로 저질렀고 경찰 상대로 모욕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 법을 준수하려는 의지가 극히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수년 전부터 우울증세,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으로 고통받았다"며 "성격상 정신과 치료를 거부했고 단기간 다수의 범행을 반복한 자체만으로 피고인이 정상적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일부 보상금을 지급하고, 피해를 입은 경찰관들과도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과거 이력을 고려할 때 결코 반사회적인 인물은 아니다"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월11일 오전 0시30분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사거리에서 승용차에 추돌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 2대와 택시도 추가로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도주를 시도하다 음주운전 의심 차량 검거에 나선 경찰관 총 6명에게 상해를 입혔으며, 공용물건인 순찰차 2대도 손상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도주를 시도한 A씨와 2㎞가량 추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붙잡으며,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고 전해졌다. 김씨는 이밖에 경찰관에게 모욕한 혐의도 있다.
한편 김씨는 서울의 한 소방서 소속 소방관이었으나 음주운전으로 직위해제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지난 1월12일 A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고 마포경찰서가 같은달 17일 A씨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권내건)가 같은달 25일 그를 구속기소했다.
김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8월30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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