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2분기 EUV 예약매출 전년비 281.1%↑
2배 비싼 차세대 EUV 시스템 출하도 본격화
'AI' 물 들어온 반도체 시장…'물밑 경쟁' 치열
19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EUV 장비의 예약 매출이 25억유로(3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약 매출이란 공급은 했지만, 아직 대금이 들어오지 않아 이후 실적으로 인식되는 매출로 수주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ASML 올해 2분기 예약 매출은 전 분기(6억5600만유로) 대비 281.1% 증가했고, 전년 동기(16억유로) 대비로도 56% 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ASML 전체 매출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의 극심한 부진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ASML 총매출은 62억4280만유로(9조4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69억200만유로) 대비 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EUV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에서 31%로 감소해 아직 전반적으로 ASML에는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ASML 2분기 예약매출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1분기 기대치를 밑돌았던 ASML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재료인 '웨이퍼(원판)'에 빛을 쪼여 회로 패턴을 그리는데 사용한다. 대당 가격이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반면, 전기 소모량이 많아 '전기 먹는 하마'로도 불린다. 그만큼 장비 운용이 고난도다.
그럼에도 불구, 7나노미터(㎚) 이하 선폭 공정에서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AI 반도체나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최신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 최신 제품을 제조하는데 반드시 EUV 장비가 필요하다.
ASML은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EUV 매출은 더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업계가 극심한 경쟁을 벌이는 차세대 2나노 공정의 경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차세대 EUV 장비 도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현재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모두 차세대 EUV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이날 차세대 EUV인 '하이-NA' 시스템과 관련해 "이번 분기에 두 번째 시스템을 출하했고 현재 주요 생산공정에 설치 중"이라며 "올해 1~2개 이 시스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EUV는 기존 장비보다 2배가량 더 비싸다.
현재 하이-NA 시스템의 고객사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로, 대부분 주문을 끝냈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대만 언론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5월 ASML에 직접 찾아가 하이-NA 시스템 구매를 확정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도 차세대 D램 개발을 위해 속속 장비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ASML은 "D램 업체들도 내년 이후 2026년까지 하이-NA 도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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