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튀자'에 '술타기'까지…전국 곳곳서 '김호중 따라잡기'

기사등록 2024/07/19 06:10:00 최종수정 2024/07/19 09:02:51
[서울=뉴시스] 채널A가 공개한 김호중 사고 영상. (사진=채널A 캡처) 2024.05.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진현 인턴 기자 = 음주 운전 후 도주하는 '김호중 수법'이 전국적으로 성행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와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2시50분께 서울 도심에서 다른 차의 사이드미러를 치고 도망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음주 측정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음주 감지기에서 A씨의 음주 반응이 나왔지만, 이후 A씨가 바로 달아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도 지난 17일 신천역 네거리에서 SUV가 인도로 돌진해 가로수와 상가를 들이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운전자는 사고 직후 도주해 추적 중이다.

지난 14일에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왕복 6차선 도로에서 가로등을 들이받은 운전자가 사고 후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사고 발생 약 6시간30분 만에 운전자를 집에서 붙잡았다.

부산에서도 지난 13일 오전 1시께 해운대구청 근처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던 40대 운전자가 전봇대를 들이받은 뒤 택시를 타고 도주했고, 지난 11일 대전에서도 화물차 운전자와 동승자가 사고 후 차를 버리고 달아나는 일도 있었다.

10일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산간 도로인 '5·16도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도주한 운전자 40대 B씨는 음주 사실을 시인했지만, 음주 수치를 확인할 수 없어 '음주 운전 혐의' 적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도주 외에도 음주 운전 후 술을 더 마셔 음주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김호중 술타기 수법'도 등장했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주 외에도 음주 운전 후 술을 더 마셔 음주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김호중 술타기 수법'도 등장했다.

지난달 27일 50대 C씨는 오전 12시45분께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호남제일문 광장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채 포르쉐를 몰던 중 좌회전하려던 스파크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로 스파크 운전자는 숨졌고 동승자는 머리를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당시 C씨가 몰던 차량은 제한속도 50㎞인 도로에서 무려 159㎞로 질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이후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4%로 나타났으나 검찰은 공소장에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치인 0.036%로 기록했다. C씨가 사고 후 경찰의 부실 대처를 틈타 추가로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이는 음주 뺑소니 후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마신 김호중씨와 동일한 수법이다. 당시 현장을 수습하던 경찰은 C씨가 채혈 의사를 밝히자 인적사항과 연락처만 받은 뒤 119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보냈다. 음주 측정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C씨는 병원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매해 마시고 이후 자신을 데리러 온 직장 동료와 함께 집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추가로 마셨다.

한편, 김호중씨는 지난 5월 음주운전으로 택시를 충돌한 뒤 도주해 구속기소됐다. 도주 후 한참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지 못했고 음주운전 혐의는 기소되지 않았다.

해당 수법을 모방해 '음주 사고 후 도주하면 음주 수치를 특정하지 못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고 유사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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